튼실한 외관, 안락한 실내 …'큰차 장인'의 SUV 만난다
이동 길고 도로 넓은 美서
대형차 개발 노하우 쌓아
5m픽업트럭·대형 SUV로
국내시장서 연일 인기몰이
한국은 현재 큰 차, 특히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열풍이 한창이다. 자동차 통계 플랫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차량을 외형별로 구분했을 때 사실상 유일하게 SUV만 전년보다 증가(5.4%)했다. 특히 작년에는 인기 모델 출고 지연이 장기화되고, 경유차가 감소하며 대형 SUV 비중이 하락했지만 인기는 여전했다.
대형 SUV는 야외 활동의 인기와 연관이 있다. 캠핑·자동차 숙박·낚시 등까지 다양화된 외부 활동에 따라 이에 최적화된 큰 차들이 득세하고 있다.
이제 자동차회사들은 대형 SUV보다 더 큰 픽업트럭까지 국내 시장에 출시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러한 현상으로 시장에서는 대형 SUV와 픽업트럭 등 오랜 기간 큰 차를 전문적으로 만들어 온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큰 차로 가장 주목받은 회사는 단연 제너럴모터스(GM)다. GM은 지난해부터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를 강조하며, 5m가 훌쩍 넘는 대형 모델들을 출시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특히 픽업트럭은 GM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수입 정통 픽업트럭은 국내에서 생소한 차종이었지만, GM이 쉐보레 '콜로라도'를 국내 출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콜로라도는 전장 5395㎜, 전폭 1885㎜, 전고 1795㎜의 당당한 차체로 출시와 동시에 국내 소비자들을 매료시켰다.
콜로라도 인기에 편승한 많은 경쟁자가 등장했음에도 수입 정통 픽업트럭 시장의 판매 1위는 여전히 쉐보레 콜로라도다. 2022년 콜로라도 누적 판매량은 2926대로 수입 픽업트럭 세그먼트 점유율 71.2%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나아가 GM은 프리미엄 레저용 차량(RV) 전문 브랜드인 GMC를 통해 국내 최초의 풀사이즈 픽업트럭인 '시에라'를 출시하며 픽업트럭 저변 넓히기에 나섰다.
GMC 시에라 전장은 5890㎜로 6m에 육박하며, 전폭은 2m가 넘는 2065㎜, 전고 역시 2m에 근접한 1950㎜로 전에 없던 큰 사이즈를 자랑한다. 지난해 2월 인도가 시작되었는데 출시 이틀 만에 첫 선전 물량을 완판했다. 현재는 월별 약 60대가 인도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UV도 마찬가지다. GM이 판매 중인 쉐보레 브랜드의 '트래버스'와 '타호', 캐딜락 브랜드의 'XT6'와 '에스컬레이드' 역시 전장 5m를 훌쩍 뛰어넘는 거대한 차체를 보유했다. 당당한 차체 사이즈와 넓은 공간, 트레일러 견인 능력을 통해 국산차, 유럽차와 확실히 구별되는 강점을 지닌 것이다.
미국 브랜드들이 큰 차를 잘 만드는 것은 도로 환경과 자동차 문화 요소가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보다 도로 폭이 훨씬 넓어 큰 차들이 다니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또 미국은 대부분의 목적지가 근거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보통 여러 물건을 차에 싣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차량 적재 공간이 차량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덩치 큰 픽업트럭을 선호하고 트레일러 견인이 보편화된 생활방식과 자동차 문화도 미국 차 크기를 키운 데 한몫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타 대륙 자동차업체 대비 오랫동안 많은 종류의 대형 모델을 만들어왔다. 이제 막 대형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유럽·아시아 브랜드보다 훨씬 많은 개발 노하우를 보유한 것이다.
큰 차의 인기로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차종 다변화와 세분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대형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 역시 이전보다 더욱 많은 종류의 큰 차들을 도입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 트렌드 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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