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나와 스타트업 도전 "함께 성장하죠"
납세자 불편함 직접 해결해주고싶어
공무원 관두고 코딩 배워 이직 성공
평균환급액 13만원→18만원 올렸죠
"공무원은 나이 제한이 없으니 나중에라도 노력하면 다시 들어갈 수 있죠. 하지만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나이가 정해져 있잖아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거침없이 도전하고 싶었어요."
허수정 자비스앤빌런즈 세무서비스 기획자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자신의 이직 결심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전문 세무서비스가 어려운 개개인의 세금 신고와 환급을 돕는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고 있다. 허 기획자는 대학에서 회계와 세무를 전공한 뒤 중부지방국세청 소속 수원세무서에서 2년6개월간 일한 경력이 있다.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서 근무 만족도도 나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 납세자들이 지나치게 어렵게 세금 신고를 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꼈다. 허 기획자는 "사실 판단이 개입되거나 너무 어려운 세목이 아닌 경우에는 편리하게 세금을 신고할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에서 배운 내용을 민간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결심이 선 뒤 허 기획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다섯 달간 직접 코딩을 배웠다. 코딩학원 과정을 마칠 때쯤 운명처럼 뜬 삼쩜삼 세무기획 업무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해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다. 그는 "부모님이 처음엔 (이직을) 많이 좋아하시지는 않았지만 삼쩜삼의 핵심 업무를 맡아 더 좋은 회사로 키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결국 제 도전을 응원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삼쩜삼이 세금 신고 지원을 넘어 고객의 부를 증대시킨다는 큰 미션을 가진 만큼 업무 방향 자체에 확장성이 크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허 기획자는 10여 명의 구성원으로 이뤄진 택스팀 소속이다. 택스팀은 삼쩜삼 파트너 세무사들의 자문을 받아 국세청의 과세기준, 적용요건 등을 분석해 삼쩜삼 서비스의 공제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AI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며 고객 한 명이 돌려받는 평균 환급액이 13만원에서 18만원까지 올랐다. 허 기획자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만족스러운 부가가치세 신고 지원 서비스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 기획자는 삼쩜삼과 국세청이 서로 협업하고 '윈윈'할 수 있는 관계로 보고 있다. 세법에 대해 어려워하는 수많은 납세자들에게 기술적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국세청의 상담 관련 업무를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 직장 동료가 양도세 신고를 자동으로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며 "현재는 양도세 신고가 잘못 들어오면 국세청 조사관이 검토를 많이 해야 하는데 행정 자동화를 통해 납세자들도 편리하게 신고하고 세무행정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허 기획자는 "세무와 관련해 대체불가능한 전문인력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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