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엔 하드 사라져 … 올플래시로 '착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기존 디스크 쓰는 데이터센터
전세계 전력 수요 약 1% 소모
전력량 7배, 발열량 6배 줄인
올플래시 스토리지가 '대세'
탄소저감·지속가능성 뛰어나
기업과 사회 모두에 큰 도움
"하드디스크에 남아 있던 기업의 스토리지 영역을 올플래시(All-Flash)로 전환하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 (신규) 하드디스크는 사라질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찰리 장칼로 퓨어스토리지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매일경제와 만나 스토리지 영역에서의 혁신 방향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2009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퓨어스토리지는 '올플래시'로 업계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스토리지 회사다. 데이터 저장장치인 스토리지는 서버 등과 함께 데이터센터 내 핵심 장비로 손꼽힌다.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기존 스토리지 대비 밀도를 높이고 설치 공간을 줄여 전력 소비량과 냉각 비용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장칼로 CEO는 "현재 스토리지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디스크 기반 시스템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면서 "5년 뒤엔 새로운 하드디스크 판매가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디스크 기반 스토리지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4년간 약 50%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플래시 가격 경쟁력이 갖춰지고 있는 시점에서 디스크 전환 속도가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장칼로 CEO는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과 에너지 소비 차원에서도 올플래시로의 전환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플래시는 기존 디스크 시스템 대비 데이터센터 상면(공간)을 최대 10배 절약할 수 있고, 전력량은 약 7배, 발열량은 6배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디스크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올플래시 스토리지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작다는 설명이다. 퓨어스토리지는 2040년 판매 제품(자체 브랜드 기준)의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에너지 소비와 효율성이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기업 경쟁력의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전력을 소비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2020년 기준 약 200~250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소모했다. 전 세계 전력 수요의 1% 수준으로, 웬만한 국가의 전력 소비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장칼로 CEO는 "스토리지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면, 전략 사용량이 감소하고 탄소 배출 저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후 다수의 국내 기업은 퓨어스토리지의 주요 고객사가 됐다. 장칼로 CEO는 이번 출장에서 한국의 잠재 고객사들과 만났다. 그는 "(고객사들이) 하드디스크와 똑같은 가격에 올플래시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하면 처음엔 믿질 못한다"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더 안전하고 빠른 스토리지를 제공한다는 게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IDC가 발표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스템 추적 보고에 따르면, 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10.1% 성장한 반면, 퓨어스토리지는 전년 동기 대비 64.8% 성장(2022년 2분기 기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재성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팬데믹에서 회복함에 따라 2023년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해결해야 할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게 되는데, 이는 환경 지속가능성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과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확산하고 있는 트렌드는 스토리지 업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비정형 데이터 스토리지 시장의 성장세가 빠르다. 퓨어스토리지는 비정형 스토리지 신제품 라인업(플래시블레이드//E)을 지난 3월 공개했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대규모 비정형 데이터 스토리지의 비용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제품이다.
장칼로 CEO는 "인공지능(AI)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프라이빗 데이터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스크 기반 시스템은 구성 요소의 잦은 고장으로 운영 중단을 초래해 귀중한 데이터를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에 비즈니스 가치 창출에 장애물이 된다는 설명이다. 장칼로 CEO는 두 개의 회사를 창업한 창업가이기도 하다. 인터넷 백본 기술을 가진 회사를 창업해 시스코에 매각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가장 큰 열정과 동기 부여는 제품을 성공시키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고객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고, 회사 자체가 위대한 조직이 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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