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들고 있는 지구 미래, 자원 순환성에 달려 있다 [기고]
연 5천만톤 전자기기 폐기물
재활용 가능 품목은 20%뿐
탄소·에너지 비용 감축하고
지속가능성 함께 고민해야
디지털 트렌드 가속화로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디바이스가 연일 새롭게 등장하면서 전자기기 폐기물이 연간 5000만t 이상 쏟아져 나온다. 산업 폐기물은 쌓여가는데 정작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자원은 고갈된다는 점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 중 재활용할 수 있는 품목은 20%에 불과하며, 나머지 80%는 바다와 땅에 그대로 버려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자원 확보부터 대량생산, 폐기로 이어지는 선형적 비즈니스 구조를 유지해온 글로벌 제조업계의 생존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속가능한 미래와 상생을 선제적으로 고민해온 기업은 산업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자원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대안으로 자원의 '순환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순환성은 모든 제조 단계에서 자원을 지속적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인프라스트럭처 품질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과정을 뜻한다.
모든 산업 영역에서 지속가능성과 ESG(환경·책임·투명경영)가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부상한 지금, 업계 리더들은 자사는 물론 고객과 파트너까지 순환형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고 적극 활용하도록 실효성 있는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폐기물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을 예측하는 서비스, 재생 제품 가공법 등 비즈니스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순환성 솔루션도 뒷받침돼야 한다.
HP는 2021년부터 글로벌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을 교육하고 평가하는 'HP 앰플리파이 임팩트(HP Amplify Impac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파트너사의 지속가능성 사업 역량을 강화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지구 생태계와 지역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한국에는 지난해 프로그램을 도입해 큰 호응을 얻으며 글로벌 상위 10위 참여율을 기록했다.
순환성은 제조 공정뿐만 아니라 사업 전반에 걸쳐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현재 대다수 제조 기업은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수명이 다하면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소비 중심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기존의 선형적 비즈니스 모델에 순환성이 더해진다면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도 발굴할 수 있다.
그 일환으로 단발성 거래를 통한 사업 형태를 지속성 있는 고객 서비스로 대체하는 구독 기반 서비스플랫폼(PaaS) 같은 순환형 모델이 제조업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 수요를 예측한 뒤 고객이 필요한 만큼만 제품을 제공해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고객과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도모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 일례로 HP는 일부 국가에 구독형 프린터 서비스 HP 인스턴트 잉크 프로그램을 도입해 고객의 잉크 사용 주기에 맞춰 제품을 지원하고, 사용이 완료된 카트리지는 수거·재활용하고 있다.
제조 산업에서 순환성은 산업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의 생산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초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비즈니스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할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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