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흑역사’ 지워준다...개인정보보호위 ‘잊힐 권리 사업’ 개시

만 24세 이하 대상...만 18세 미만일 때 작성한 게시물만 신청 가능

포털 사이트 캡처

 
“아, 이때 왜 내가 이런 글을 올렸지”, “중학교 때 쓴 이 글 삭제할 수는 없나?”

누구에게나 과거에 올린 게시물이 후회가 된 경험은 한번쯤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흑역사로 밤마다 ‘이불킥(자려고 누웠을 때 창피했던 일이 떠올라 이불을 걷어차는 경험)’을 하는 아동·청소년을 위해 정부가 지원에 나선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어렸을 때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을 삭제하고 싶은 아동과 청소년을 지원하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잊힐권리 시범사업’(이하 잊힐권리 시범사업)을 24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평소 지우고 싶은 글을 올린 홈페이지 및 커뮤니티를 탈퇴했거나, 계정 비밀번호를 분실한 경우 이용자가 직접 삭제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런 경우에는 게시판 운영 사업자에게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 요청을 해 게시물을 숨길 수 있지만, 아동·청소년은 방법 자체를 잘 모르거나, 신청 경로가 복잡해 조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우개 서비스’라고 불리는 ‘잊힐권리 시범사업’은 만 24세 이하 국민 누구나 자기 게시물에 대해 삭제나 가림(접근배제)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신 게시물은 만 18세 미만일때 작성했어야 한다. 

서비스는 개인정보 포털에 접속해 ‘개인서비스’ 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만 18살 미만 아동·청소년 시기에 올린 게시물의 주소와 개인 게시물임을 입증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된 자료를 첨부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이 완료되면 해당 서비스 담당자가 신청 내용을 확인 한 후, 게시물 게시판 관리자 등에게 삭제를 요청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일단 “해당 서비스를 자기 게시물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불법 촬영물과 같은 제3자가 올린 게시물에도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 사업 기간에도 타인이 올린 불법 촬영물, 개인정보 불법 거래 게시물 등에 대해서 상담을 통해 조처 방법을 안내한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