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콜금리, 기준금리 15bp 하회까지 용인…환율은 할말 없다"

최정희 2023. 4. 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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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본부 재입주 기념 기자실 방문
"시장금리, 기준금리보다 낮다에 동의할 수 없다"
"통안채 1~2개월 금리, 밴드 바깥에 있어 살펴볼 것"
"통안채 3개월~1년짜리는 시장 기대 반영으로 하락…문제 없어"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더 낮아 (통화정책 효과가 무력화되고 있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콜금리(익일물)는 기준금리보다 15bp 낮은 수준까지 용인이 가능해 과거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고 3개월~1년짜리 금리는 금리 인하 등 시장 기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통화안정증권 1~2개월짜리 등 초단기채들이 밴드 바깥에 있어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를 봐야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결과 등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여력이 많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체결 이후에도 환율이 계속해서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새 건물 재입주 기념식(출처: 한은)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 재입주 기념으로 기자실을 방문해 ‘총재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한 뒤로 시장금리가 3.2~3.3% 올라왔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수준인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느 금리냐에 따라 다르다. 콜금리는 과거 밴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콜금리는 역사적으로 기준금리 대비 15bp 정도 떨어질 때까지는 용인하지만 통안채 1~2개월 등 초단기물은 우리 밴드 바깥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기준금리인 3.5% 수준으로 조정하고 있고 초단기채들은 어느 정도 이 밴드 안으로 들어와주도록 영향을 주겠다는 것인데 초단기채들이 밴드 바깥으로 나가 있어 어떻게 조정을 할 것인지, 너무 많이 내려가는 것은 시장 전달 매커니즘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면이 있어서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보겠다”며 “1~2개월물이 그렇게 형성된 이유, 해외투자자 움직임,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여력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안채 3~6개월, 1년짜리는 초단기와 무관하게 앞으로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반영하는 것이니까 문제가 없다”며 “현재 금리가 기준금리 밑으로 가는 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고 전 세계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고,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그 폭이 크지 않아 통화정책 긴축 효과가 없을 정도로 반대로 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 금리는 3.2%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4월 11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총재는 1년 미만 짜리 금리가 과도하게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으나 이번엔 초단기물만 대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짚은 것이다.

총재는 “큰 틀에서 저희들이 의도한 방향으로 긴축 효과를 내고 있고 이것이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주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만약 금리를 올렸는데 시장이 전혀 고통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 이 상태에 있겠느냐, 가계부채나 부동산 상황을 보면 저희들이 예상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다만 물가가 우리 예상 패스대로 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보고 금리 정책을 하겠다”고 밝혔다.

환율이 지난 주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체결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환율과 관련 “특별하게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외환시장의 쏠림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되겠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 얘기를 하는 순간 막 여러 개를 얘기할 테니 환율을 계속 유심히 보고 있다고만 말하겠다”고 답했다.

4월 21일로 취임 1년을 맞이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예상 밖으로 물가도 많이 오르고 한동안 외환시장, 자금 시장 문제도 있었다. 굉장히 정신없이 변했다”며 “‘위기’라고 표현하면 너무 과하지만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시기가 지나면 그때 가서 마무리하는 소회를 얘기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는 “우리나라에선 비둘기(완화 선호)이면 나쁜 사람이고 매(긴축 선호)는 좋은 사람처럼 돼 있다”며 “정부와 일하면 비둘기파가 되고 끌려간다고 생각하느냐. 역사적으로 그랬을 지 몰라도 그런 프레임에서 한은 직원들도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조가 이 총재 1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 “한은 직원들이 능력에 맞는 보수를 받았으면 좋겠지만 (한은이) 공공기관 중 하나라는 제약이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처우가 무엇인지를 찾아봐야겠다”고 밝혔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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