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3만 고립은둔 청년 찾아내 사회복귀 지원(종합)

윤보람 2023. 4. 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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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지원대책 발표…2025년부터 자치구와 협력 대응
고립·은둔 청년들과 간담회 하는 오세훈 시장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시는 외부와 단절된 채 지내는 청년의 회복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공동숙소 생활 등 '고립·은둔 청년 지원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종합대책은 발굴 사각지대 최소화, 사회 복귀 원스톱 지원, 사회적 응원 분위기 조성 등을 골자로 한다.

종합대책 중 은둔형 청년을 위한 공동생활숙소와 활동공간 조성이 눈에 띈다.

민간이 운영하는 공동생활숙소(리커버리하우스)와 활동공간(두더집)의 사업 결과를 분석한 뒤 2025년까지 권역별 설치 기준과 근거, 운영 기능을 수립할 방침이다.

아울러 '곰손카페'와 같은 고립·은둔 활동 친화형 장소나 공간을 발굴해 '활동 존(zone)'으로 지정해 운영한다.

시는 고립·은둔 청년을 더욱 촘촘하게 발굴하기 위해 복지 전달체계, 지역사회 네트워크, 온라인 빅데이터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주민센터 복지서비스 신청·조사·확인 시 고립·은둔 대상 여부가 감지되면 사업 안내와 지원 의뢰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또 통반장 등 지역사회 내 접점을 활용해 대상자에게 지원 정책을 안내하고 고립·은둔을 극복한 청년 당사자가 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청년기획단 서포터즈'를 구성한다.

본인 외에 가족·친구 등 주변에서 상시로 연락할 수 있는 상담센터도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청년이음센터·☎ 02-6953-2520)에 연다.

고립·은둔 청년이 발견되면 그 정도와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체계적·과학적 진단을 하고 결과에 따라 활동형 고립청년, 비활동형 고립청년, 은둔청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청년문화패스, 손목닥터9988, 정신질환 고위기군 전문치료 지원 등 서울시와 산하기관에서 추진하는 주요 정책을 연계해 패키지 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일 경험, 해외봉사 경험 등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추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사회 복귀에 성공하면 멘토링, 모니터링 등을 통한 사후관리를 이어간다.

고립·은둔 청년을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시민과 함께 걷기 행사, 고립·은둔 청년의 작품 전시회, 사회 복귀 환영 행사도 열 예정이다. 관계기관, 민간기업, 의료기관, 종교단체와의 협력사업도 확대한다.

고립·은둔 청년들과 간담회 하는 오세훈 시장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는 지원사업을 지역 밀착형으로 추진하도록 내년까지 서울청년센터 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필요에 따라 별도 공간 조성도 검토한다.

사업 결과를 분기별로 점검해 내년 하반기 로드맵 형태로 발표하고, 2025년부터 시·구 협력 모델로 대응해나간다.

시에 따르면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 청년 비율은 4.5%(고립 3.3%·은둔 1.2%)로, 최대 12만9천명으로 추산된다.

올해 지원사업은 고립·은둔 분야 전문기관인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 씨즈가 함께 수행한다. 신청은 25일 오전 10시부터 청년몽땅정보통 홈페이지(https://youth.seoul.go.kr)와 전화(☎02-6953-2520)로 받는다.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39세 청년이 신청할 수 있으며 가족이나 친구가 대리 신청하는 경우 비대면·내방 상담이 가능하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오후 은평구 불광동 두더집을 방문해 고립·은둔 청년, 활동가 등과 현장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30대 A씨는 좋은 학벌에 대한 가족의 기대치가 높았으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고 이후 취업한 직장에서도 적응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자 1년간 방 밖에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2018년 서울시 청년수당 지원을 받으면서 조금씩 사회로 나오게 됐고 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회복하는 단계다.

20대 B씨는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심적 압박과 가족과의 소통 부족으로 고등학생 때부터 5년간 은둔생활을 했다.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도움이 절박해진 B씨는 리커버리센터를 찾았고, 공동생활숙소에도 머물면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 결과 부모와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으며 현재 진로를 찾는 중이다.

오 시장은 "지금까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청년을 발굴하는 체계적인 것이 많이 부족했다"며 "새롭게 인생을 시작할 기회를 주는 체계와 조직,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이 비로소 시작 단계다.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의 변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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