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앤피] 외교관 출신 野 홍기원 "尹 외교 상당히 위험해, 심히 걱정..."

박준범 2023. 4. 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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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이승훈 앵커

■ 방송일 : 2023년 4월 24일 (월요일)

■ 대담 :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앤피] 외교관 출신 野 홍기원"尹 외교 상당히 위험해, 심히 걱정..."

-尹, 외교에 일도양단적 발언 위험...외교적 수사 많이 써야

-中 외교부 '말 참견 말라'는 심각한 문제 제기...중국에게 대만은 민감한 외교이슈

-가치 기준으로 협력 및 대립하는 '가치외교'...美日 떠나고 홀로 남는 상황 올수도

◇ 이승훈 앵커(이하 이승훈): 국회의원 가운데는 정치가 아닌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도 많이 계십니다. 오늘 모신 분 역시 경제부처 공무원 하시다가 외교관이 되시고 또 지금은 국회의원으로 지역, 그리고 국가의 일을 함께하시는 분입니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홍기원): 네, 안녕하세요.

◇ 이승훈: 사실은 대통령 방미에 맞춰서 모셨는데, 먼저 이 얘기부터 드려야 되겠어요. 잠시 뒤에 송영길 전 대표가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송 전 대표가 출국 전에 기자들과 만났잖아요. 그러면서 자진 탈당하겠다고 했고 또 곧 귀국 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귀국하고 탈당하면 당내 논란 수습이 잘 될까요?

◆ 홍기원: 어제 송영길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정치적인 그리고 도의적인 책임도 지겠다. 그래서 국민께 사과도 하고 또 탈당도 바로 하겠다고 했고요. 오늘 조금 있다가 귀국하는데요. 저는 일단 송영길 전 대표의 이러한 입장 표명이 그래도 전직 당 대표였던 사람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다. 그렇게 생각하고요. 사실 기자회견 전에는 혹시라도 거기에 계속 머무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 우려를 불식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승훈: 그러니까 의원님께서도 빨리 와서 이 문제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이런 뜻을 가지고 계셨던 거군요.

◆ 홍기원: 현 상황에서 안 들어오고 계속 밖에 있는다는 것은 사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죠. 그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그런 걸 걱정했었던 것입니다.

◇ 이승훈: 지금부터 한 2년 전에요. 그때 송 전 대표가 라디오에 나오셨는데요. 2021년 6월입니다. 그때 민주당 의원 열두 분의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이 있을 때 당사자들이 많이 억울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탈당 권유하시면서 이 방송에서 무슨 말씀을 하셨냐면요. 그 당시 집권당이 외피 벗고 똑같이 조사받고 또 해명을 하고 돌아오는 게 맞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했다. 그런 분명한 말씀을 하셨거든요. 의원님이 보시기에 그때와 지금의 송 대표, 좀 많이 다른 거 아닙니까?

◆ 홍기원: 사실 기자회견이 있기 전까지는 그러한 비판이 당내에서 아주 많이 있었죠. 그리고 실질적으로 2년 전의 열두 명의 의원들이 부동산 문제로 탈당 권고를 받았을 때의 그 사안과 지금의 사안을 비교하면 지금 사안이 훨씬 더 중대하기 때문에요. 당연히 그 이상 가는 조치를 해야 했던 것이고, 그런 면에서 본인이 선제 탈당하고 즉시 귀국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승훈: 홍 의원님이 중국 외교 전문가라고 알고 있는데, 맞나요?

◆ 홍기원: 중국 일을 오래 했습니다. 중국에 6년 반 있었고요.

◇ 이승훈: 책도 쓰시지 않으셨나요?

◆ 홍기원: 사실 제가 거기서 1년간 정책 연수하면서 중국의 대외무역 정책에 관한 보고서도 낸 적은 있습니다.

◇ 이승훈: 그렇기 때문에 제가 자신 있게 물어보겠습니다. 최근에 정재호 주중대사랑 순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죠. 둘이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이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서 뒤늦게 알려졌어요. 그 자리에서 정 대사가 외교부 부부장한테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 그런 말을 했다고 해요. 저는 그 말 딱 들으니까 타이완과 관련해서 지금 여러 말이 나오고 있는데, 그 말 다 오해다. 그런 식으로 말을 한 것으로 들리는데요. 홍 의원님이 보시기에 지금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 외교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세요?

◆ 홍기원: 사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외신과 기자회견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하셨지 않습니까? 중국과 대만 문제는 양자 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처럼 국제적인 문제다. 그리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국제사회에서 반대해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그 말씀과 하나의 중국 원칙과는 합치되기가 어렵습니다. 하나의 중국이라고 하면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는 의미인데, 그런 말을 우리나라 주중대사는 하고 지금 대통령은 이런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어긋나는 말이죠.

◇ 이승훈: 보통 외교부측에서 대사가 그렇게 얘기하면 중국에서 다 수용합니까?

◆ 홍기원: 대사의 말을 그대로 수용하는 게 아니죠.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이 있고, 그 말씀에 대해서도 분명히 무언가를 얘기했을 텐데. 그 부분을 어떻게 얘기했는지는 제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대통령의 이 말씀으로 인해서 한중 관계가 굉장히 어려워진 건 사실입니다.

◇ 이승훈: 의원님, 중국 외교부가 우리를 향해서 이런 말 했잖아요. 말참견 하지 마라. 이건 좀 심각한 일인데 그런 말도 했고,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이거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외교적 결례다. 이런 말을 했어요. 이런 말이 오갔는데, 사실은 그런 말이 오가는 것은 외교적 수사일 뿐이고, 혹시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관계는 전혀 변함이 없는 건 아닐까요?

◆ 홍기원: 그런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에 대해서 그 정도의 말 했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 제기거든요. 예전에 대통령께서 UAE 가셔서 UAE의 적은 이란이다. 이 말씀을 하셨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이란 외교부에서도 우리 정부 또는 대통령을 굉장히 비판하는 어조의 성명을 냈었는데요. 이런 것들이 다 현실적인 문제인 것이지, 밑바탕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 이승훈: 중국 통이시니까요. 중국 외교부가 우리처럼 수교를 하는 나라를 상대로 해서 말참견하지 말라. 이런 말을 합니까?

◆ 홍기원: 잘 안 하는 말이죠. 그런데 사실 중국에게 있어서 대만 문제는 가장 민감한 외교 이슈거든요. 그래도 상호 간에 상당히 협력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이런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겁니다.

◇ 이승훈: 중국 관영 매체라고 하더라고요. 환구시보라는 곳에서 사설을 냈는데 사설 제목이 '한국의 외교 국격이 산산조각이 났다.' 이런 사설을 실으면서 그 안의 내용에다가 우리 대통령이 지난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이후에 최악의 입장 표명이다. 이런 내용을 담았다고 해요. 여기에 대해서 우리 외교부는 그런 말 하더라고요. 중국 언론에 악의적인 기사이기 때문에 대응할 가치 없다고 했습니다. 의원님이 보시기에 대응할 가치 없는 기사입니까?

◆ 홍기원: 사실 환구시보가 대외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과격한 어조를 많이 보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외교부가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하는 것은 사실 궁여지책으로 생각이 돼요. 대통령이 하신 말씀에 대한 보도인데, 대통령이 못했다고 얘기하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잘했다고 인정할 수도 없고,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궁여지책으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 이런 반응이 나온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이승훈: 중국은 언론을 잘 이용합니까? 외교 정책을 잘 반영하거나 이용하는 것에는 능숙합니까? 어떻니까?

◆ 홍기원: 그렇죠. 사실 중국의 매체는 대부분 다 국영 매체이고요. 관영 매체이고,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크게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죠. 다만 환구시보는 약간은 독자성이 있고 그걸 이용해서 좀 더 거친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죠.

◇ 이승훈: 중국 정부가 환구시보를 통해서 자기들이 직접 거친 말을 할 수 없는 걸 대신하기도 한다. 이런 말씀이십니까?

◆ 홍기원: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이승훈: 그런데 왜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말씀하신 대로 외신 인터뷰를 통해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얘기, 타이완 얘기까지 꺼냈을까요?

◆ 홍기원: 외교관을 한 제 입장에서 보면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굳이 그 말을 해서 얻을 실익은 거의 없고, 그 말로 인해서 양국 관계가 굉장히 악화될 소지가 있고요. 또 실제로 중국에서 또는 러시아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우리 기업인들은 엄청나게 걱정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말씀을 왜 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 얘기가 외신과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에요. 그런 걸 보면 실언은 아닌 것 같아요. 분명히 계산된 발언으로 생각이 드는데, 아마 대통령께서 사실 지난번 강제징용 문제 관련해서 일본에게 크게 양보하고 또 합의를 이뤘다. 이런 발언을 하셨잖아요. 그때 뭐라고 했냐 하면 한일 간의 미래를 위해서 지도자적인 결단으로 한 거다. 이렇게 표현을 했어요. 그러니까 대통령께서 아무래도 검사 출신이다 보니까 매사의 사고방식이 일도양단하는 행위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굉장히 걱정됩니다.

◇ 이승훈: 지금 말씀하신 대로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라 맺고 끊는 게 확실하다. 이런 말씀이신데, 그게 외교적으로는 도움이 안 된다. 이런 말씀이신거죠?

◆ 홍기원: 도움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상당히 위험하다는 거죠.

◇ 이승훈: 어떤 면에서 위험한 거죠?

◆ 홍기원: 사실 '외교적인 발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끔씩 쓰는데, 일상생활에서는 그게 약간은 안 좋은 의미로 들리는 거거든요.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니고, 시인도 아니고, 부인도 아니고요. 그런 말이 왜 있냐 하면 외교안보 이슈에 있어서는 그렇게 해야 할 일이 많고, 그게 필요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대통령의 외교안보에 관한 발언은 국가 최고 지도자이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되고 그래서 더 외교적 수사를 많이 써야 되는데요. 오히려 장관이나 또는 하급 관리보다도 더 일도양단적인 표현을 쓰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다고 보는 거죠.

◇ 이승훈: 오늘부터 사실상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시작이 되잖아요. 그런데 미국에 가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만났을 때 제일 먼저 바이든 대통령이 그러지 않을까요. 한국이 먼저 얘기했으니까, 제가 얘기하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이번에 어떻게 도와줄 거냐고 얘기하지 않을까요?

◆ 홍기원: 당연히 그렇게 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또 대만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걱정이 되는 거죠.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이번에 발언했다고 하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발표가 나올지. 그게 굉장히 우려되는 것입니다.

◇ 이승훈: 우크라이나 관련 언급과 타이완 언급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이 힘든 상태인데, 그 말을 먼저 미국에서 꺼낸다는 것은 외교적 결례는 아닙니까?

◆ 홍기원: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나라든 자기 관심사항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리려고 하는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또는 대만 문제에 있어서 가급적 많은 우호 세력을 확보하려고 하는 게 기본 외교적 입장이니까요. 필요하다면 당연히 정상회담 의제로 삼으려고 할 겁니다.

◇ 이승훈: 이번 방미 기간에 미국은 특히 어떤 얘기들을 회담 테이블에 올리려고 할까요?

◆ 홍기원: 정상회담 의제는 사실 양측이 사전에 합의를 해야 합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올리고 싶다고 해서 올릴 수 있는 건 아니고요. 다만 말씀하신 우크라이나 문제나 대만 문제를 미국 측이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고, 전혀 제안도 안 하는데 대통령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을지 좀 의심이 되고요. 또 다른 이슈로는 북한 핵 문제, 우리가 관심 있는 확장 억제 문제, 또 IRA, 반도체 법. 이런 소위 경제 안보 협력 이슈들이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 이승훈: 보통 국가 간의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국가 간의 의제는 어느 정도식으로 정리가 돼요?

◆ 홍기원: 보통 회담 의제는 두 달 정도 이전서부터 논의를 해 나갑니다. 사실 의제만 정하는 게 아니고 의제에 대해서 양측이 어떠한 입장으로 합의를 할지를 회담하기 전에 거의 다 조율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거고요. 회담장에서는 양국의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 이승훈: 요식적인 행위만 벌어지는 것이고 실제적으로는 그 전에 다 합의를 한다.

◆ 홍기원: 그렇죠. 그 자리에서 정상 간에 협상을 해서 합의한다는 것은 사실 상상하기 어렵고요. 특히 중요한 이슈일수록 실무적으로 다 조율을 해서 어느 정도 정상회담 공동성명 문구까지 준비를 미리 하죠.

◇ 이승훈: 요즘 가장 움직임이 걱정스러운 게 북한입니다.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요. 확실한 대북 압박 카드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나올 거라고 보십니까?

◆ 홍기원: 사실 지금 제일 중요한 이슈로 아마 확장 억제가 거론되는 것 같은데, 물론 이번에 구체적인 합의문이 나올 것 같다는 언론 보도도 있습니다마는 사실 이미 10여 년 전서부터 한미 간에는 확장 억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공감대가 형성이 돼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느냐, 아니냐. 그런 정도의 차이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확장 억제의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북한에 특별히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북한 입장에서는 어쨌든 가시적으로 그런 게 나오면 그걸 자신들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고 그걸 빌미로 더 큰 도발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죠.

◇ 이승훈: 윤석열 대통령 그리고 지금 대통령실 외교부, 지금의 외교 전략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홍기원: 저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전략을 좀 간단하게 말하라고 그러면 가치 외교다. 가치 외교 원칙 하에 지금 외교를 해 나가고 있다. 그러면 가치 외교가 뭐냐, 윤 대통령께서 많이 말씀하신 것이 자유와 민주주의입니다. 그러니까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협력을 강화하자. 그러한 명분하에 지금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대립도 불사한다. 이러한 진영 외교, 대립 외교를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승훈: 그게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위험하다고 보십니까?

◆ 홍기원: 굉장히 위험하다고 보는 거죠. 지금 세계적으로 가치 외교라고 할 만한 걸 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고, 또 북한 핵 문제가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현안인 국가에서 그런 가치를 기준으로 협력하고 또는 대립하는 것은 우리 국익에 절대로 부합할 수가 없죠. 그리고 또 한편으로 보면 미국과 일본이 중국과 많이 대립하잖아요. 경쟁도 하고요. 사실 그래서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는데, 일본의 경우도 이번 달 초에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했어요. 또 미국도 조만간 재무장관이나 상무장관이 중국 방문하는 문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론에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미국이나 일본도 중국과 경쟁하지만 한편으로는 협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앞장서서 중국과 대립적인 모습으로 나가는 것은 굉장히 이해하기 어렵고 우리 국익에 결코 유익하지 않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이승훈: 세계가 안 하는 가치 외교를 지금 하고 있는 한국의 외교부, 그러면 아마추어입니까?

◆ 홍기원: 이러한 중요한 외교 원칙은 외교부보다는 대통령의 생각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요. 저는 이렇게 말을 하고 싶습니다. 가치 외교를 가지고 지금 앞으로 돌격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딱 뒤돌아보니까 미국이나 일본은 사라져 있고 우리만 홀로 남아 있는 그런 황당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우리와 협력을 하자고 하지만 중국과 그렇게 대립하면서도 협력하는 것은 결국 국익을 위해서인데, 우리는 지금 가치 외교를 통해서 무슨 국익을 얻고 있는지. 우리의 중요한 경제협력 또는 안보에 있어서도 중요한 상대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갈수록 대립의 강도가 세지고, 북한과의 긴장도 갈수록 고조됨으로써 한반도 평화에도 더 먹구름이 끼지 않습니까? 그에 반해서 우리가 얻고 있는 실질적인 이익이 뭔지 생각해 보면 가치 외교를 찬성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이승훈: 외교 얘기를 해야 하는데, 사실 우리 의원님이 국토위 소속이시라 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전세 사기 얘기를 안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당정위에서 우선매수권, 그리고 LH 통해서 주택 매입 추진하겠다. 이런 대책 어제 내놓은 거 보셨을 거예요. 이거 실효성 있는 대책입니까?

◆ 홍기원: 사실 정부가 전체 사기 피해 대책을 한 네 차례 정도 내놓은 것 같은데, 이번에 나온 대책은 사실 세 명의 꽃다운 청춘들이 세상을 등진 이후에 뒤늦게 나온 정책인데요. 물론 앞에 나온 정책들보다는 좀 더 진전된 정책인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요구 사항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지금 정부가 내놓은 대책으로는 전세보증금을 조기에 환수하는 데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승훈: 실효성이 적은 대책이라고 지금 말씀하셨는데, 제가 알고 있기로는 지금 의원님이 계신 지역구가 평택이신데요. 그 지역도 역시 갭 투자가 많다. 그 말은 곧 그 지역 역시도 전세 사기 위험에 노출된 분이 많다. 이런 얘기로 들립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전세 사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을까요?

◆ 홍기원: 사실 우리당과 정의당도 입장을 내놨는데요. 특별법을 내놨어요. 선 지원 후 구상권 청구하는 방안입니다.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이게 전례가 없다. 또는 국민의 세금을 쓰는 문제라 쉽지 않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번 전세 사기 피해는 전대미문의 사회적인 참사입니다. 지금 젊은 청춘들이 여러 명 목숨을 잃었고, 또 앞으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과거나 전례에 얽매이지 말고 정말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되는 거고요. 유일한 해법은 특별법을 만들어서 먼저 정부가 구상 지원을 해 주고 그다음에 그 이후에 구상권 청구 등의 방법으로 회수하는 이런 쪽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승훈: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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