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수요 급증…시장 선점 위해 반도체처럼 파운드리 필요"[줌인]

최영지 2023. 4. 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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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보은 라온텍 대표
LCoS 등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제품 개발
"글로벌 車제조사에 AR헤드업 디스플레이 공급"
"'다품종 소량생산' 시장선점…시스템반도체 전례 안돼"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반도체산업 내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라는 생태계가 조성돼 있잖아요.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집니다. 앞으로 수많은 AR·MR 글라스가 나올 텐데 저희 같은 작은 회사들이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품들을 토대로 큰 회사가 대량생산하는 식의 파운드리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는 24일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R(증강현실)·VR(가상현실)·MR(혼합현실) 등 확장현실(XR)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핵심부품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 및 생산을 위해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 (사진=라온텍)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이제 막 열린 시장…활용범위 무궁무진”

라온텍(418420)의 주력제품은 실리콘 액정표시장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LCoS)로,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200개 이상의 국내외 스마트글라스 고객사에 LCoS 기반 제품을 공급 중이다.

김 대표는 “증강현실 스마트글라스에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는 LCoS 시장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픽셀로 초소형 마이크로디스플레이 패널 부품을 구현한 기술을 확보한 라온텍이 소형화 분야에서 선두에 있다”며 “초경량 스마트글라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작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제품에 얼마나 많은 픽셀을 넣을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를 위해 반도체 화소 회로 기술과 함께 디스플레이 공정기술도 같이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연시간을 최소화하고 화면 왜곡을 잡는 등의 라온텍 독창적인 기술도 확보했다”고 했다.

라온텍은 LCoS 외에도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마이크로 LED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XR분야에서 사용되는 마이크로 LED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화소크기를 갖는 LED를 디스플레이 소자로 사용하는 차세대 자발광 디스플레이 기술로, ‘레도스(LEDoS·LED on Sillicon)’ 라고도 한다. 유사하게 실리콘 웨이퍼에 OLED 소자를 증착한 마이크로디스플레이는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licon)’라고도 불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 등 국내 디스플레이 대기업들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뒤늦게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말 디스플레이연구소에 미래 디스플레이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신설해 미래 디스플레이 연구에 나섰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메타버스를 활용하기 위한 기기로서 XR 글라스에 사용되는 것 외에도,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빔프로젝터, 홀로그래피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김 대표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차량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조만간 출시될 예정인데, 라온텍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며 “자동차 분야에서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응용분야가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차량 내 운전자와 탑승자는 차세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XR 글라스 기술로 안전한 운전 외에도 차량 내 다양한 경험을 XR 관련 기술로 경험하고 즐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의료시장에서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가 빛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치과와 외과 의사들의 경우 환자 치료·수술 부위와 생체 정보를 표시하는 모니터 화면을 교차하며 보며 시선과 초점을 매번 바꿔야 하기에 그만큼 피로도가 상당하다고 들었다”며 “XR 글라스를 활용해 수술 부위에 집중하며 환자의 생체 정보, 수술 관련 정보를 같이 보면서 피로감 개선은 물론 수술 집중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가 최근 서울대에서 특강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라온텍)
“글로벌시장 선점위해 파운드리 조성 등 협력 절실”

김 대표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현재 디스플레이가 모든 TV, 모니터 등에 탑재되는 것처럼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활용도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소품종 대량 생산의 대형 디스플레이와 달리, XR글라스는 다양한 응용분야에 따라 해상도, 가로세로 비율 등이 다양화될 것이기에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관건은 협업을 통한 생산능력 극대화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1년 1100만 대였던 글로벌 XR기기 출하량이 2025년 1억500만대로 급증할 것이라고 봤다. 2030년에는 10억대에 근접하며 스마트폰 시장(12억대)과 비슷한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했던 것보다 XR글라스 시장은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선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이 있어도 생산을 제대로 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빠뜨릴 수 없는 게 파운드리인 것처럼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산업도 장기적으로 파운드리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대량 생산 제품과 다품종 소량생산 제품이 함께 시장을 키워가기 위해선 파운드리 모델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끝으로 “디스플레이 대기업이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라온텍 같은 팹리스들이 전 세계 수많은 고객들이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식의 협업 시스템 구축에 대한민국이 앞장설 필요가 있다”며 “대만에 시스템반도체 리더십을 내준 실수를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되풀이하면 안된다”고 했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이사는…△고려대 전자공학 학·석·박사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선임연구원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 CTO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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