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일본이 100년전 일로 무릎 꿇어야한다는 생각 수용 못해”

김민서 기자 2023. 4. 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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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과거사 때문에
협력 불가능하다는 건
미래 관계 도움 안된단 취지”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에 앞서 이뤄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며 “무엇보다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고 했다.

5박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의 경제·안보 발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뉴스1

WP는 24일 인터뷰에서 한미동맹과 관련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른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해선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들간 여러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불법 침공을 당한 상태이고 다양한 범위의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그러나 어떻게, 무엇을 지원하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선 우리는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들 간 다양한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9일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국제사회에서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었다.

그간 미국 등 서방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도록 요청해 왔으나 우리 정부는 교전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 국내 정책 기조를 들어 거절해 왔다. 윤 대통령은 한미관계와 관련해선 “실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며 “무엇보다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일본과의 협력을 미루기엔 한국의 안보문제가 너무 시급했다”며 “(그러나) 일부 비평가들은 이를 결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전쟁을 벌인 국가들은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신에 비춰봤을 때 한일관계 개선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끼리는 과거사 문제든 현안 문제든 소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실은 야당이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관련 발언을 비난하고 나서자 “(과거사 때문에 일본과의 협력이 불가능하다는 등) 이런 식의 접근이 미래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라며 “한일관계 정상화는 꼭 해야 하며, 늦출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유럽에서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듯이 한일관계 개선은 미래를 향해서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98년, 김 대통령이 일본 의회 연설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미국 방문을 위해 이날 오후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미국 워싱턴DC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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