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 맞아도 밀려든 손님에 즐거운 비명”···15년 전 ‘시장님’ 예견은 통했다
순천만정원박람회가 불러온 나비효과
23일만 200만명 돌파···경제는 후끈
골목상권 활력에 인근 도시는 시너지
대기업 유치 이어 기업 시선은 순천에
민선 8기 시작한 지 1년도 안된 성과
요즘 ‘생태경제’로 전라남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순천시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민선 8기가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된 현재 시점에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의 도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순천시가 단순히 전남을 넘어 전국의 시선이 집중되는 배경에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불러온 나비 효과도 한 몫 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효자 콘텐츠로 자리 매김 하고 있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15년 전에는 성공 여부를 장담 할 수 없었다는 사실에 의아함이 들 정도다.
15년 전 노관규 순천시장이 처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할 당시에는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생태고 정원이냐”는 식의 부정적인 지역 여론도 나왔다.
하지만 민선 8기 들어 2023년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 23일 차, 200만 명의 관람객은 도심 곳곳에서 주머니를 열며, 순천시 곳곳의 골목 경제를 살리고 전국의 롤모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억’소리 나는 화끈한 경제효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장일 1일부터 21일까지 순천시 숙박업소를 조사한 결과, 주말 평균 숙박률은 83%에 달한다. 이는 올해 1월 주말 평균 숙박률이 52%, 2월은 59%였던 것과 비교하면 1.5배 높아진 수치다.
무엇보다 순천 도심 식당가도 활기를 띤다. 한 사장님은 “연일 찾아 드는 손님 때문에 종업원들이 링거를 맞고 손님을 대접해야 할 정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함박 웃음을 짓는다. 인근 도시 여수시와 광양시도 이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효과로 넘쳐 나는 관람객으로 특수를 누린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그린 밑그림이 적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순천을 방문해 기름을 넣고, 택시를 타고, 순천의 특산품까지···. 지금까지 여수시에 밀렸던 관광으로 이제는 순천시를 주목 한다. 순천시는 구체적인 지역경제 효과를 전문 기관에 의뢰해 5월 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박람회장 수익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입장권 수익 110억 원을 포함 총 140억 원을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개장 한 달도 안 돼 수익 목표액 253억 원의 55%를 달성했다. 입장권 외에도 정원드림호, 가든스테이, 관람차, 식음시설(식당, 카페, 매점, 기념품점 등)까지 손님들로 넘쳐나 박람회장 안에서만 이미 약 140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본 셈이다.
◇전남 산업 지형도 뒤흔드는 순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나비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전국이 순천시를 주목하면서 소비군이 확대되자, 국내 유수 대기업이 투자 최적지로 후보에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호 기술을 이전 받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4일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부지로 순천을 선정한 데 이어, 지난 20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합동으로 추진한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에 율촌1산단, 해룡산단, 순천산단 등이 선정되며 순천시에 새로운 경제 지평이 열리고 있다. 2026년까지 39개 세부 사업에 682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생태를 기반으로 15년 간 펴왔던 도시 전략이 드디어 빛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제 기업은 공장 부지만 있다고 오는 것이 아니고, 자연환경, 교육, 정주, 문화 등 도시의 종합적인 수준과 가능성을 보고 투자처를 정한다. 대기업 한화의 투자 결정에 이어, 정부도 미래 첨단소재 산업을 선도할 곳으로 순천시를 주목 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게 바로 지방자치분권 롤모델
노관규 순천시장은 4월 중 가장 많은 일정을 전국 지자체장, 국회의원, 기관단체장 영접과 정원박람회 노하우 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한 데에 이어 "순천 정도의 수준이라면 지방 도시를 믿고 중앙의 여러 가지 권한을 이양해줘도 좋겠다”는 뒷이야기를 남긴 것이 수많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국 지자체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개장 첫날, 광명시, 춘천시, 서울 은평구를 시작으로 지자체, 의회, 교육원 등 43개 기관이 벤치마킹단을 꾸려 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하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228개 지자체를 회원으로 둔 ‘대한민국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의를 순천시에서 개최한다. 전국 지자체장들이 정원박람회장을 둘러볼 계획이며, 오세훈 서울시장도 5월 중 박람회장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관규 시장은 “순천은 생태가 경제를 살린다는 철학을 갖고 도시를 설계해왔고, 그 철학이 옳았음을 입증해 내고 있다”며 “순천의 고유한 정원 문화와 품격 높은 박람회 운영 노하우를 세계에 역수출 하는 그날까지 순천시민의 힘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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