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확대시행된 '영상재판', 누적 1만건 넘었다

영상재판이 진행중인 모습/사진=대법원 법원행정처

코로나19 유행으로 확대된 영상재판 건수가 17개월만에 1만건을 돌파했다.

24일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 2021년 확대시행된 영상재판 실시건수가 이달 20일 기준 누적 1만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상재판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대면 재판이 어려워지자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확대 시행됐다.

2021년 11월18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실시된 영상재판은 총 1만114건이다.

영상재판으로 진행가능한 절차는 민사 소송에서 변론준비기일, 변론기일, 심문기일, 증인신문, 당사자신문, 감정인신문, 전문심리위원 의견 진술, 조정기일 등이 있다. 형사소송에서는 공판준비기일, 피고인에 대한 구속 이유 고지절차, 증인신문, 감정인신문 등이다.

기일과 신문으로 구분하면 영상기일은 총 9386건, 영상신문은 총 728건 진행됐다.

월별 건수를 살펴보면 2021년 11월 18건을 시작으로 2022년 3월 411건, 2022년 8월 549건, 2022년 12월 850건으로 늘었다. 2023년 3월에는 1445건으로 전년 대비 3.5배 증가했다.

영상재판은 코로나19 감염 외에도 건강상 문제, 생계 등을 이유로 직접 재판에 참석하기 어려운 국민에게 편리하게 소송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증인신문, 도서지역 주민의 재판, 해외 거주중인 소송 관계자의 재판에 활용돼 국민들의 재판 접근성을 높였다.

영상재판을 하면 미성년 성범죄 피해자는 가해자를 대면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심리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증언을 할 수 있도록 영상증인신문을 실시한다.

백령도 등 관할법원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지역에서는 관공서에 영상재판 중계시설을 설치했다. 2022년 10월 서울남부지법 형사부에서 백령면사무소에 설치된 중계시설을 활용해 영상 증인신문을 실시했고, 2022년 12월 울릉등기소 중계시설에서 영상증인신문 시연회를 했다.

당사자 또는 증인이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변론기일, 증인신문기일에 영상재판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싱가포르에 있는 증인 등을 대상으로 상당수의 국제영상재판이 실시됐다.

영상재판 수요가 늘면서 서울중앙지법은 2022년 11월 영상재판 전용법정을 구축했다. 법관 3명이 진행하는 법정 2개, 단독재판 또는 다른 법원 소송에 대한 영상재판 진행이 가능한 1인용 부스형 법정 4개, 영상재판을 시청할 수 있는 법정 1개 등으로 구성됐다.

법원행정처는 "영상재판 확대 시행으로 인해 국민은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기일의 공전을 줄여 재판의 신속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영상재판을 통한 충실하고 신속한 재판으로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