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투수, 포수, 홈런 1위' 모두 인정한 '핵잠수함'...이승엽 감독까지 고개 절레절레 흔들게 한 투수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저 공을 어떻게 쳐'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 내내 KT 위즈 선발투수 고영표의 투구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영표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7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투구를 했다. 최고 구속은 140㎞에 머물렀지만 포크볼처럼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간간이 보여준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7회 무사 1, 2루에서 두산 로하스의 2루 땅볼 때 KT 유격수 김상수의 송구 실책으로 아쉽게 1-1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위기관리 능력이 눈부셨다.
특히 1-1 동점 이후 강승호, 정수빈에게 연속 내야안타를 맞고 2사 만루 위기에서 양찬열을 상대하던 고영표의 투구는 압권이었다. 양찬열에게 3볼을 노 스트라이크,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132km 투심으로 스트라이크 연속으로 잡았다. 풀카운트 절체절명의 위기, 결정구로 113km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선택했고 결국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양 팀은 이후 8명의 투수를 투입시키며 연장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1-1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나온 두산 선수들은 KT 고영표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그의 투구를 인정했다.
양의지, 곽빈, 최원준은 고영표를 보고 "왜 이렇게 잘 던지냐"라며 칭찬했고 고영표는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양석환은 엄지손가락을 보이며 "최고였어"라며 칭찬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잠수함 투스들의 명품 투수전이었다. KT 고영표는 7회까지 투구수 95개로 안타 7개를 맞고 1실점했고, 두산 최원준도 6회까지 92개를 던지며 6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둘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오랜만에 보는 잠수함 투수들의 명품 투수전이었다.
[1-1 무승부 후 KT 고영표 투구를 인정하며 칭찬한 두산 양의지, 곽빈, 최원준, 양석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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