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대신 돌멩이 품던 ‘노총각’ 독수리…‘진짜 아빠’된 사연은

2023. 4. 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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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대신 돌멩이를 품어 눈길을 끈 미국의 '노총각' 흰머리수리가 '진짜 아빠'가 됐다.

때마침 사고로 어미를 잃은 새끼 흰머리수리가 구조된 덕이다.

현재 머피는 새끼 흰머리수리의 아빠로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보호소 측은 "믿음만 있다면 돌멩이가 진짜 알이 될 수 있다"며 "한 번도 자식을 키운 적 없는 머피에게 구조된 새끼를 붙여준 건 확실히 도박이었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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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수리 머피와 새끼 흰머리수리[뉴욕타임스 트위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알 대신 돌멩이를 품어 눈길을 끈 미국의 '노총각' 흰머리수리가 '진짜 아빠'가 됐다. 때마침 사고로 어미를 잃은 새끼 흰머리수리가 구조된 덕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 밸리 파크의 세계 조류 보호소에 있는 수컷 흰머리수리 '머피'는 지난달 8일 땅에 둥지를 만들고는 그 안에 돌멩이를 넣어 알처럼 품었다.

머피는 보호소 내 암컷이 없는 등 짝짓기를 하지 못해 아빠가 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이처럼 부성애가 묻어나는 '애잔한' 행동을 보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화제가 됐다.

올해 31살이 된 머피는 태어난지 1년도 되지 않았을 때 다리·날개 부상을 입고 보호소에 들어온 바 있다.

그런 머피는 최근 '진짜 아빠'가 됐다. 지난 2일 폭풍우로 어미를 잃은 새끼 흰머리수리 한 마리가 구조돼 보호소로 들어온 데 따른 것이다.

머피와 구조된 새끼는 합사에 성공했다. 현재 머피는 새끼 흰머리수리의 아빠로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다만 합사가 쉽게 이뤄지지는 않았다. 머피는 자신이 품은 돌멩이를 진짜 알로 생각해 직원이 조금만 다가와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직원은 돌멩이를 떼어놓지 않고 통째로 함께 옮기는 등의 방법을 썼다. 머피가 새끼 흰머리수리를 경계하고 거부할 수 있기에 우리 내부에 카메라를 두고 모니터링도 진행했다.

돌멩이를 알처럼 품고 있는 흰머리수리 머피. [@WBSSTL 트위터]

현재 머피는 직원이 준 먹이를 새끼에게 먹이는 등 아빠 역할을 다하는 중이라고 보호소 측은 설명했다.

보호소 측 SNS에는 "돌멩이가 기적적으로 부화했다", "머피가 진짜 아빠가 된 만큼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한다"는 등 응원의 메시지가 올라오고 있다.

보호소 측은 "믿음만 있다면 돌멩이가 진짜 알이 될 수 있다"며 "한 번도 자식을 키운 적 없는 머피에게 구조된 새끼를 붙여준 건 확실히 도박이었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듯하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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