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X 말도 안 돼"…'청담동 스쿨존 사고' 블랙박스에 담긴 가해자 목소리

사고 이후 만들어졌던 피해자 추모 공간 (사진=연합뉴스)

'청담동 스쿨존 음주사망사고' 재판에서 사고 당시 가해자의 목소리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재판에서 공개됐습니다.

오늘(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40살 A 씨의 재판은 사고 현장검증으로 진행됐습니다.

A 씨는 불참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사고 당시 A 씨의 목소리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지난해 12월 2일 오후 5시쯤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A 씨는 서울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근처에서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나오던 9살 B 군을 차로 쳐 숨지게 해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을 치어 숨지게 한 남성 A씨가 지난해 12월 9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랙박스에는 사고 직후 A 씨가 "어? 아X 말도 안 돼"라고 말한 뒤 사고현장 바로 옆에 있는 본인의 집 주차장 차단막이 올라가는 걸 기다리고, 이후 주차장에 차를 대고 다시 현장으로 나오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그사이 사고 현장을 목격한 행인이 근처 가게로 가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A 씨 측은 재판에서 "B 군을 칠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배수로 덮개 형태 방지턱으로 착각했고 주차한 뒤 상황을 파악했으므로 도주한 게 아니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에 법원은 실제 배수로 덮개가 피해자로 착각할 만한지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했습니다.

배수로 덮개를 직접 본 재판부가 "크게 턱이 있는 높이는 아닌 것 같다, 여기를 지나면서 아이를 방지턱으로 오인했다는 말씀인가"라고 묻자 검증에 참여한 A 씨 측 변호인은 "A 씨 본인은 뭔가 꿀렁한 걸 밟고 사람인지는 인지 못했다고 하는데 턱이 생각보다 낮다"며 약간 당황한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검증에 함께 참여한 피해자 측 변호인도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덮개를 지날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며 방지턱으로 착각할 만한 높이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A 씨가 사고 당시 방지턱으로 착각했다고 주장하는 배수로 덮개 (사진=공동취재)

주차를 하고 나온 것을 두고 도주가 맞는지에 대해서도 검증이 이뤄졌습니다.

검사 측은 "차단막이 열리는 걸 기다리고 주차장 안에 들어가기 전에 현장에는 바로 차를 댈 만한 여유 공간이 있었다"며 "사고를 바로 인식했다면 내렸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고 직후 A 씨가 바로 내렸으면 좋았을 텐데 바로 앞 집앞까지 주차하기 먼 거리가 아니었던 만큼 도주로 봐야할지 평가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일에 열릴 예정인데 이때는 피해자 B 군의 유족이 나와 진술할 예정입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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