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동절 연휴 여행 수요 폭발…호텔 가격 최대 10배 올라

이종섭 기자 2023. 4. 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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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다싱국제공항에 설치된 조형물 앞에서 24일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부 지역 호텔 숙박비가 최대 10배까지 치솟았다. 중국 여행업계는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처음 맞는 올해 노동절 연휴 여행 수요와 실적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5일간 이어지는 중국 노동절 연휴에 주요 관광지의 호텔 숙박비가 평소 보다 2∼5배 인상되면서 여행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와 펑파이(澎湃) 등 현지매체가 24일 보도했다. 숙박비 폭등은 중국이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지난 3년 동안 억눌려왔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여행 플랫폼 등에 출시된 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이미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고 펑파이는 전했다.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天津), 항저우(杭州) 등 대부분 지역의 노동절 연휴 숙박 요금은 2019년 노동절 연휴 때 보다도 평균 25% 올랐다. 저가 호텔에서부터 고급 리조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숙박업소 가격이 2~3배 올랐고 심지어는 10배 이상 오른 곳도 있다. 일례로 장시(江西)성 징더전(景德鎭)에 있는 한 호텔은 평소 300위안(약 5만7800원)이면 예약이 가능하지만 연휴 기간 가격이 최저 2198위안(약 42만4000원)이고 오는 30일 하루 숙박요금은 3140원(약 60만5000원)에 나와있다.

현지 매체들은 올해 노동절 연휴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은 중소 호텔 상당수가 문을 닫아 공급이 부족한 것도 숙박비 상승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 내 전체 호텔 수는 약 8만6000개, 총 객실 수는 약 47만개로 집계됐는데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25% 가량 줄어든 것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국내 비즈니스 여행과 관광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상당수 관광지의 1분기 관광객 수가 이미 2019년 같은 기간을 초과한 상황이고 노동절 여행 수요까지 더해져 호텔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숙박비 오름세가 심상치 않자 일부 지방정부는 연휴 기간 호텔 요금을 50% 이상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고 위반시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으로 중국 여행업계는 이번 노동절 연휴가 국내외 여행시장과 내수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립닷컴 등 여행 플랫폼에서 노동절 연휴 국내 여행 검색 건수는 지난해 보다 290% 가량 증가했고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0% 이상 늘었다. 또 관광지 호텔 검색 건수는 2019년보다도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연휴 여행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이 내수 확대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경기 회복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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