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들었던 민간 철도사업 제안, 10분의 1로 부담 확 줄인다

박승희 기자 2023. 4. 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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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민자 철도 업계 간담회 개최…투자 확대 위해 규제 개선
사업성 높여 민자사업 도입, 재정 절약…지방 공간 개편에 투자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 2023.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기존에 100억원씩 들었던 민자 철도사업 검토비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여 민간의 매몰 비용을 줄어든다. 철도건설에 민간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이를 통해 절약된 정부 재정분은 지방 철도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신규 철도 사업 제안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하고 경직적인 사업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24일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어명소 제2차관 주재로 진행되는 '민자 철도 업계 간담회’를 통해 철도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개선 사항을 공유하고,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는 최근 GTX, 지방 광역철도 등 철도에 대한 지역의 요구가 많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지자체 등 많은 주체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열렸다.

국토부는 민간이 신규 철도 사업을 제안할 때 비용과 불확실성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신규사업 제안 확대 △사업구조 개선 △관리 공공성 강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국토교통부 제공

◇제안 비용 10분의 1로…신도시 대책은 국가철도망 없더라도 제안 허용

우선, 민간이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철도사업에 창의성과 효율성을 가미할 수 있도록 사업 제안과 관련한 그림자 규제를 개선한다.

현재는 국가철도망 계획에 있는 사업 그대로 제안토록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시‧종점 연장이나 지선 추가, 사업 병합 등 창의적인 변형이 가능해진다.

신도시 입주에 맞춰 철도 개통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신도시 광역교통대책에 반영된 사업은 국가 철도망에 없더라도 철도산업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안을 허용한다.

그간 '신규' 노선을 '신설'하는 경우에만 사업 제안을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지방 폐 노선, 노후 철도시설 개량 방식도 제안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투자규모가 큰 철도사업을 제안하는 민간의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주기적으로 투자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한편, 사전타당성 조사 수준의 사업의향서 제출로 민간의 매몰 비용도 대폭 절감시킬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철도 투자 제안 사업에 드는 검토비가 100억원 수준인데, 이를 사전 타당성 조사 수준으로 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초기 문턱을 낮추려고 한다"며 "10억원 내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더욱 탄력적인 노선계획을 수립·제안할 수 있도록, 광역철도가 중(中)형·경량 전철인 경우 일반철도 건설기준(대형차량)이 아닌 '도시철도 건설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역+역세권 동시 개발하고 부속사업 다양화…적자구조 개선

고질적인 적자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철도시설을 활용하는 부대‧부속사업 등 수입경로를 다변화해 사업을 제안토록 유도한다.

지자체 등 공공 소유 부지에 철도역과 역세권을 함께 개발하고, 개발이익을 철도에 재투자하는 모델을 마련해 향후 사업에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지자체에서 역을 신설해달라고 요구하면, 지자체 소유 부지를 민간사업자에 매각해 역과 역세권을 민자 사업자가 동시 개발하는 식이다. 철도 출입구를 건물형으로 조성해 상부를 청년 임대주택이나 상업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부속사업은 상가임대‧광고 등으로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했으나, 앞으로는 민간이 철도시설을 활용한 창의적인 부속사업계획을 제안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정부도 적극 수용할 계획이다.

이용객이 적은 새벽‧낮 시간에 열차 1량을 소형화물(택배)칸으로 활용해 차량기지에 물류거점을 설치하고 도심 내 거점으로 운송하는 방안이 예시로 거론됐다.

이용자의 부담 절감, 단거리 수요 추가 확보 등을 위한 다양한 요금제나 할인 프로그램도 제안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토지 보상이 지연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보상비 선투자 제도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철도관리지원센터로 민자 철도 관리 강화…절약 정부 재정은 지방 투자

민자 철도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법 개정을 통해 전담 전문조직 '철도관리지원센터'를 신설한다. 국가철도공단의 지원 역할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코레일 등 공공기관에 준하는 민자 철도 유지‧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매년 운영평가를 통해 운영 실태를 파악해 나갈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러한 규제 개선을 통해 사업성이 좋은 지역은 정부 재정과 민간투자를 병행해 철도를 건설하고, 민간투자를 통해 절약된 정부 재정분을 활용해 메가시티 등 지방의 공간구조를 개편하는 신규 철도사업에 활용할 방침이다.

어 차관은 "많은 국민이 충분한 철도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을 기본으로 민간투자를 보완하는 것은 필수"라며 "그동안 철도 분야에서 민간의 역량을 제대로 펴지 못하도록 제약한 각종 규제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업계는 국민들이 최소한의 부담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업계획을 많이 고민하고 제안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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