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리' 日기시다… '한일관계 개선' 적극 나설까?

이창규 기자 2023. 4. 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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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이 이달 치러진 두 차례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자민당의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기시다 정권에) 정치적 동력이 붙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일본 정서상 (강제동원 문제 등 한일 간 과거사에 대한) 구체적인 사죄나 피고 기업의 (배상금)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기시다 총리도 양보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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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도 40%대까지 올라 국정동력 회복 평가
전문가들 "당장 전향적 태도 보이긴 어려울 듯"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이달 치러진 두 차례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국정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 등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우리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발표 이후에도 '부족하다'는 평을 받아온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가 가시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한일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본 측이 지난달 6일 우리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발표를 평가하면서도 이렇다 할 호응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건 △기시다 총리의 낮은 지지율과 △이달 선거 때문이란 분석이 제시돼왔다.

이런 가운데 한때 20%대까지 떨어졌던 기시다 내각에 대한 일본 내 지지율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40%대까지 치솟은 데다, 취임 1년6개월을 맞은 기시다 총리에게 '중간 평가' 성격이 컸던 이달 선거도 자민당의 완승으로 이어졌다. 기시다 총리가 향후 한일관계 개선 등 대외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적극성'을 띨 수 있단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자민당은 23일 치러진 5개 지역 중·참의원 보궐선거 중 4곳에서 승리하며 기존보다 의석을 1개 더 늘렸다.

또 자민당은 지난 9일 '전반부' 통일지방선거에서도 9개 광역자지단체장 중 6개를 차지한 것을 포함해 41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의원 총 2260석 중 과반인 1153석을 얻었고, 이번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진 '후반부' 지방선거에서도 기초자치단체 의원 의석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발표 당시 한일관계를 '물컵'에 비유, "우리가 반을 채웠으니 나머지 반은 일본이 채울 차례"라며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6일 열린 한일정상회담 당시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필요성에 재차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뒤에도 일본 측에선 독도 영유권에 대한 억지 주장 등이 담긴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와 외교청서가 발표되면서 모처럼 조성된 한일관계 개선 기류에 '찬물'을 끼얹는 행보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일본 자민당의 이번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당장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자민당의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기시다 정권에) 정치적 동력이 붙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일본 정서상 (강제동원 문제 등 한일 간 과거사에 대한) 구체적인 사죄나 피고 기업의 (배상금)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기시다 총리도 양보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이번 보궐선거 결과는 사실 예상했던 대로"라며 "이번 선거 결과만으론 기시다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내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가 이번 보궐선거 승리 등의 여세를 몰아 내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뒤 중의원 조기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실행에 옮길 수 있단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기시다 총리는 당분간 국내 정치에 계속 집중해야 해 한일 간 문제에 여력을 쏟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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