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의 모든 지표 '긍정적'… 7000억원 리파이낸싱 리스크 없다"
싱가포르 최대 증권그룹인 CGS-CIMB그룹 산하 기업금융전문 투자은행 및 사모펀드운용사인 CCGI 이기운 대표(사진)는 오는 11월 만기 도래되는 롯데관광개발의 7000억원 규모 차입금 연장과 관련, 라파이낸싱(재대출) 리스크(위험)는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리파이낸싱 환경 자체가 2020년 7000원의 담보대출이 성사될 때와는 180도 다르다"며 "토지 자산 재평가 결과 1047억원에서 5680억원으로 가치가 급등했고 전체 드림타워 감정가액도 1조7000억~1억8000억원 대로 대폭 높아져 담보인정비율(LTV) 50% 이내로 리파이낸싱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입금 이자 부담에 대해선 "현재 담보대출은 고정금리 4.3%로 리파이낸싱 시 1금융권 대출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은 1만3000원 내외로 점차 드림타워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 시 대부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고 이는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것이어서 이자 부담은 자연스레 해소된다"고 말했다.
CCGI는 싱가포르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는 등 복합리조트 전문투자기관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졌으며 2017년부터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 1조4400억원에 달하는 개발자금 조달 전체를 담당했다.
이 대표는 "드림타워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제주의 랜드마크로 다른 호텔이나 복합리조트가 벤츠나 BMW 수준이라면 이 건물은 마이바흐 수준의 차원이 다른 프로젝트"라며 "협의 중인 1금융권 기관들이 관심갖는 것은 결국 드림타워의 미래가치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관광개발이 진행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업의 모든 자금조달을 총괄 수행해 온 CCGI는 어떤 회사인지.
- CCGI는 싱가포르계 기업금융전문 투자은행 및 사모펀드운용사다. 싱가포르 최대 증권그룹인 CGS-CIMB그룹의 기업금융부문이 2018년 별도법인으로 파생돼 현재는 그룹의 동북아지역 기업금융 및 사모투자 업무를 주 업무로 하고 있다.
모그룹인 CIMB그룹이 싱가포르의 상징적 복합리조트인 마리나베이샌즈의 설립 당시 총 80억 달러에 달하는 건축비의 금융 구조 설계와 조달에 기여해 국내에선 복합리조트 전문 투자기관이란 명성을 갖고 있다. 롯데관광개발과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 외 다양한 투자금융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들을 수행했나.
롯데관광개발과의 인연은 2017년부터로 당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착공 초기여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회사의 사업 준비에 다양한 차질이 예상될 때였다.
기존 경험을 토대로 봤을 때 롯데관광개발은 도전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음에도 사업의 다양한 이점과 사업주의 역량 등을 고려할 경우 튼튼한 금융 파트너의 조력을 끝까지 잘 받을 수만 있다면 반드시 크게 성공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드림타워의 자금조달은 파이낸싱업계에선 레전드급 성공스토리를 남겼다.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2018년 2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시켰고 신한투자증권, 코람코자산운용과는 두 차례에 걸쳐 2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결성했다.
이어 국내·외의 다양한 투자기관들과 모두 네 번에 걸쳐 32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해외전환사채가 발행 자체도 어려운데다 해외투자자들이 달러 표시로 자금 조달에 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2020년 준공 시점에선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국내 40여개의 대주 참여단과 7000억원의 선순위 대출을 성사시켰다. 당시 호텔이 정식 개장 않았고 무엇보다 최고 캐시카우인 카지노도 인·허가 조차 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조달에 성공한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1조44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자금조달에 성공한 비결은.
- 마리나베이샌즈에서 볼 수 있듯이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건설은 관광산업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드림타워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결국 미래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뢰 때문이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으로 드림타워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랜드마크 건물이다. 투자자들은 랜드마크에 대한 프리미엄을 항상 염두에 둔다. 다른 호텔이나 복합리조트가 BMW나 벤츠 수준이라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마이바흐 수준의 최고급 명차에 비교할만큼 차원이 다른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 7000억원의 장기 차입금 만기가 1년 내 단기 차입금으로 계정항목이 바뀌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로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 차입금에 대한 리파이낸싱 성사 여부다. 우선 이번 리파이낸싱의 환경 자체가 2020년 7000억원의 담보대출이 성사될 당시와는 180도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2020년 최초 담보대출 실행 시 드림타워 감정평가액은 1조2450억원으로 담보인정비율(LTV) 56% 수준에서 대출이 이뤄졌다. 이후 2022년 토지를 자산재평가한 결과 1047억원에서 5680억원으로 가치가 상승했다. 현재 전체 드림타워에 대한 감정가액은 1조7000억~1조8000억원 대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LTV 50% 이내에서 리파이낸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특히 최초 담보대출은 건물만 준공됐을 뿐 호텔도 오픈하지 않고 핵심사업인 카지노 이전 인·허가도 나지 않은 불확실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반면 지금은 모든 인·허가가 완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1600객실이 풀가동되고 카지노도 정상 가동되고 있다.
무엇보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난 3월 말부터 중국 직항 노선이 재개되는 등 중국 대도시들을 포함한 국제 직항노선들이 대거 재개돼 5월 이후엔 주 170여회 직항기가 제주국제공항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맞물려 드림타워의 핵심 수익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카지노 방문객이 지난달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드롭액과 매출 등에서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미 이달 초 6대 대형은행을 포함한 제1금융권에 리파이낸스 스케줄을 전달한 뒤 협의가 시작됐다. 오는 6월 소액 대주단 역할을 맡게 될 대형 증권사 2곳을 선정한 뒤 늦어도 10월엔 리파이낸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협의 중인 1금융권 기관들이 제주 드림타워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역시 드림타워의 미래가치 때문이다. 카지노·호텔·쇼핑몰 등을 완벽하게 갖춘 드림타워에는 지난해 말 대만 일본 팸투어단에 이어 최근 중국 100대 여행사 임원들로 구성된 대규모 팸투어단이 방문했다. 제주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 랜드마크로 인정한다는 방증이다. 롯데관광개발은 하늘길 확대에 따라 리오프닝의 최대 수혜주로 더욱 부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
- 현재 담보대출은 고정금리 4.3%로 리파이낸싱 시 1금융권 대출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와 사채 2469억원의 만기 도래는 2025년부터 이며 평균 6.6%의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다.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은 1만3000원 내외로 점차 드림타워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에 따라 주가 상승 시 대부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주식전환은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것이어서 이자 부담은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다.
▲롯데관광개발의 국내 공매도 비중이 높은 원인은.
- 롯데관광개발의 4월17일 기준 공매도 잔고 수량은 715만주로 상장주식 7376만주의 9.69%다. 하지만 이 중 해외전환사채 발행 시 이뤄진 대차거래(460만주)를 제외하면 실제 공매도 잔고는 255만주, 3.5%로 줄어든다.
2019년 9월 해외전환사채 발행 시 투자자들은 시장중립(Market Neutral) 전략 구사를 위한 헤지(위험회피) 차원에서 주식(460만주)을 대차해 곧바로 시장에 매도하는 '델타 플레이스먼트'(Delta Placement) 매매방식을 적용했고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510만주(710억원/1만3850원) 중 대주주에게 빌린 460만주를 상환해야 한다.
대차거래를 통한 델타 플레이스먼트 매매는 롯데관광개발의 주식 대부분을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적기 때문에 거래량을 늘이기 위해 도입됐다. 이를 통해 2019년 1월부터 해외전환사채 발행 전까지 일 평균 22만6000주이던 거래량이 54만5000주(2023년 4월 현재)로 2.4배 증가했다.
델타 플레이스먼트 매매로 이미 460만주가 시장에 유통 중이어서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시점엔 유통 물량이 50만주만 늘어나 오버행 이슈(주식 전환시 잠재적 매도물량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주가가 내려가는 현상)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 전환사채 투자자들은 460만주를 대차 거래로 빌려간 후 전량 시장에서 매도했기 때문에 풋옵션을 행사하려면 그만큼(460만주) 시장에서 매수해 상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해 풋옵션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다.
앞서 지난 3월 말부터 제주공항의 해외직항 노선이 재개됐고 드림타워도 본격 리오프닝하고 있는 만큼 주가가 상승하면 풋옵션보다는 주식 전환이 합리적일 것이다. 만약 풋옵션을 행사하게 되는 경우라도 신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해외전환사채를 상환할 수 있다.
▲지난해 해외전환사채 연장 시 이자율을 15%로 대거 높여준 이유는.
- 2019년 9월 해외전환사채 발행 시 고정환율 1184원, 전환가 1만3850원을 적용해 해외투자자에게 510만주를 발행키로 했다. 하지만 2022년 9월 환율이 1400원 이상으로 급등하고 주가도 1만2000원대로 떨어지면서 해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해외투자자들은 전환가 조정을 요청했지만 해외전환사채는 국내 발행 전환사채와는 달리 전환가를 조정할 수 없어 협의를 통해 이자율을 높여주는 방식으로 해외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해줬다.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세계적 리조트와 자금조달 같은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는데 국내 주요 카지노들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고 국내 시장이 보완할 부분이나 혹은 강점이 있다면.
- 제주는 한국 내 다른 지역과 달리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할 경우 무비자로 30일까지 체류할 수 있다. 여기에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드넓은 제주 바다와 한라산, 성산일출봉 등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제주의 가장 큰 매력이다.
7대 자연경관에 제주가 선정된 뒤 제주특별자치도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중화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이는 2016년에만 3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다녀갔고 제주 내 투자도 크게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도심 속에 위치한 드림타워는 시내 면세점은 물론 주변에 누웨마루 거리나 칠성로 상가, 전통시장 등이 가까이 있다. 그만큼 한국은 물론 제주 문화를 접하기에 최상의 위치인 것이다. 자연과 도심 속 한국 문화를 동시에 체험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카지노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 세계 카지노 시장이 복합리조트 시설로 변화하고 있다. 국제적인 게임시설뿐 아니라 호텔 객실과 식음료, 부대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중요하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현재 마카오와 싱가포르 등과 견줄 수 있는 국제적인 게임시설을 갖추고 있다. 최근 젊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호응이 높다고 알려진 전자게임 테이블 시설도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그랜드 하얏트의 1600객실이 올 스위트 컨셉으로 갖춰져 있기도 하다. 제주에서 파노라마 뷰를 통해 제주 바다와 한라산, 도심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식음료 시설 역시 리조트 곳곳에 있어 매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만큼 지루할 틈이 없다.
해외 마케팅을 위한 영업력도 갖출 필요가 있다. 드림타워 카지노는 지난해부터 마카오, 필리핀, 호주 등에서 활약한 해외 마케팅 인력을 충원한 상태다. 이들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고 들었고 곧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인들의 한국 내 관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나. 중국시장에만 의존하기엔 각종 외교적·정치적 변수 등도 무시할 수 없는데 시장을 분석해 준다면.
- 제주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상당했고 사드 사태 이전인 2016년 중국인 관광객이 300만명이나 다녀갈 정도로 제주는 관광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사드 사태 이후 단체 관광객이 주춤했다고 볼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무비자 제도가 중단되기 전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끊임없이 제주를 찾았다.
특히 단체 관광객(유커)에서 개별 관광객(싼커)으로 관광 유형도 체질 개선되며 저가 관광을 탈피하고 있던 중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를 돌아봐도 정치적 이슈과 관계없이 중국인들의 제주 사랑은 꾸준했다.
지난 3월 한국관광공사 초청으로 관광 여행 상품을 구상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 100대 여행사가 4박5일 일정 중 이틀을 제주에서 소화하는 등 중국 내 제주 관광 수요는 여전하다고 본다.
조승예 기자 csysy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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