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인천의 밤, 할로겐→LED 조명 교체하니 '별이 쏟아졌다'

(베스트 일레븐)

인천 유나이티드의 야간 경기가 확 달라졌다. 조명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말이다.

인천은 22일 오후 7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 수원 FC전을 치렀다. 양 팀은 2-2 무승부로 서로 승점 1씩 나누어 가졌다.

인천엔 특별한 날이었다. 지난 18일 2012년 경기장을 개장할 때 설치했던 할로겐 등을 최신형 LED 조명 212개로 교체했다. 2,000룩스(LUX) 수준이던 밝기는 2,500룩스 이상으로 상승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경기장 조명 최고 등급 카테고리 1을 2,400룩스 이상으로 규정하는데, 이에 부합하는 조처다. 당초 할로겐 조명도 AFC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가 없었으나, 팬들에게 풍부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인천시에서 교체를 지원했다.

교체 이후 처음으로 치른 야간 경기인 수원 FC전에서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인천은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 후 구단 스카우터로 일하는 김광석의 은퇴식을 경기 전 치렀다. 2년간 팀을 위해 헌신했던 베테랑이자 K리그 레전드를 대우하고자 LED 조명 교체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치른 은퇴식이었다.

인천 관계자는 "김광석 선수가 선 센터 서클만 조명을 비출 수 있게끔 조정했다. 비슷한 행사가 있을 때 사전에 세팅을 해두면 피치 특정 부분에 집중하는 연출이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하프타임에도 바뀐 조명의 효과가 빛났다. 인천 팬들은 후반 시작 전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부활이 부른 단가 '새벽'을 합창하는데, 이때 경기장 조명이 소등됐다. 할로겐 등은 완전히 켜는데 6~8분이 소요되기에 기존에는 할 수 없었던 이벤트였다.

당초 점등에 시간이 걸리니 불편함도 잇따랐다. 심판진이 점등을 요청할 때 10분 전 미리 구단 관리팀에 요청을 해야 했으나, 교체 이후부터 필요한 상황에 즉시 조명을 켤 수 있다.

야간에 득점이 터질 때마다 구장을 찾은 팬들도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인천은 이날 득점이 터질 때마다 조명을 빠르게 점멸하며 득점을 축하했다. 역시 할로겐 등을 사용했을 때는 할 수 없었던 연출이다.

후반 16분 천성훈이 2-1로 달아나는 득점을 터트리자 효과는 극대화됐다. 천성훈은 팀은 물론, 이날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이 터지자 광고판을 넘어 서포터석으로 달려가 팬들에게 안겼다. 점멸하는 불빛과 팬들의 함성이 합쳐지며 그간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연출됐다.

인천 관계자는 "팬들이 좋아하셔서 정말 기뻤다. 구단은 항상 관중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앞으로 바뀐 조명이 더 큰 감동을 드렸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