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본 LPL] 지표로도 못다 담은 '카나비의 힘'

이솔 2023. 4. 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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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징동 게이밍(JDG) 공식 웨이보, '카나비' 서진혁

(MHN스포츠 이솔 기자) 긴 말이 필요할까? LPL을 우승시킨 리그 최고의 정글러이자 5년째 팀의 중심으로 활약 중인 징동 게이밍의 카나비.

비록 MVP와는 인연이 없었으나, LPL에서 단 한번 밖에 없었던 연속 우승(EDG, 2014-15)을 369-미씽과 만들어내며 또 한번의 역사를 써냈다.

카나비를 설명하기에 이번 정글러 지표는 다소 미비점이 있었다. 그러나 부족한 지표로도 그의 무시무시한 힘의 일부를 맛볼 수 있었다.

이번 지표별 순위에서는 포지션에 따른 지표별 가중치, 플레이오프 성적 등을 모두 반영하며, 플레이오프와 정규시즌 합산 10경기 이하의 선수들은 지표에서 제외했다.

- KDA

KDA 1위는 놀랍게도 리닝 게이밍(LNG)의 타잔 이승용이었다. 타잔은 KDA 5.41, 2.6킬/2.1데스/8.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소데스-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올랐다.

2위 카나비 서진혁은 KDA 4.91을 기록했다. 카나비는 3.5킬/2.3데스/7.8어시스트로 최소데스도, 최다 어시스트도 아니었으나 압도적 킬 1위에 올랐다.

놀라운 점은 그의 플레이스타일과 데스 수였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카나비는 경기당 단 2.3데스(최소데스 2위)만을 허용하는 모순적인 데스 수를 기록했다. 

이 두 선수를 제외하고 5점대는 물론, 4점대의 KDA를 기록한 선수조차 없었다.

그의 뒤를 따른 선수는 3위 EDG 지에지에(3.84, 2.3/2.5/7.3), 4위 OMG 아키(3.71, 2.1/2.4/6.8) 정도였다.

사진=리닝 게이밍 이스포츠(LNG) 공식 웨이보, 타잔 이승용

- 시야(2개 각 50점)

서포터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시되는 정글러의 시야장악능력. 경기를 이기기 위한 지름길로도 꼽히는 능력이다.

와드 설치 분야에서 1위에 오른 선수는 WBG 카사(15)였으며, 공동 2위는 14개를 설치한 세 명의 선수(NIP 섀도우-LNG 타잔-FPX 해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시야 제거에서는 15개의 시야를 걷어낸 FPX 해커-RA 레얀-LGD 메테오가 공동 1위를, 14개를 걷어낸 5명의 선수(TT 베이촨-iG 기드온-WBG 카사-RNG 웨이-NIP XLB)가 이름을 올렸다.

시야 지표의 맹점이지만 카나비는 짧은 경기시간으로 인해 와드를 설치할 시간(10개)도, 제거할 시간도(13개) 부족했던 관계로 분당 와드/제거 지표로도 카나비가 가져다 준 시야 우위를 담아낼 수는 없었다.

- 파밍

이 지표부터 본격적으로 카나비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카나비는 6.1개의 분당 CS를 획득하며 1위에 올랐다.

이 지표가 얼마나 압도적인 지표인지는 2위와의 격차를 통해 볼 수 있었다.

2위는 CSM 5.61을 기록한 BLG의 슌이었으며, 3위는 CSM 5.59 RA의 레얀이었다. 후위 그룹과 1위 카나비와는 분당 0.5개가 벌어진 셈이다.

카나비는 킬 1위다. 적극적인 교전을 통해 갱킹-소규모 교전 승리를 거두면서도 CS에서도 밀리지 않는, 그의 철저한 동선 설계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 골드 차이

KDA/파밍이 행동이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라면, 골드차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당연하게도 카나비가 1위에 올랐다. 카나비는 분당 65.6골드를 벌려내는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어냈다. 앞서 'KDA'에서 드러난 교전력과 '파밍'에서 드러난 동선 설계 능력이 합쳐진 결과였다.

2위는 27골드를 벌려낸 티안(27), 3위는 슌(18.7)이었다. 두 선수도 물론 뛰어났지만, 카나비의 채 반도 안 되는 수치였다.

- DPM

정글러-탑의 지표에서는 골드-데미지 전환율 대신 DPM을 고려했다.

후반으로 갈 수록 방어 아이템을 선택하는 정글러의 특성 상 더 많은 골드를 쥔 쪽이 후반으로 갈 수록 전환율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1위는 당연하게도 카나비였다. 카나비는 DPM 451.25를 기록, 2위권 선수들과 분당 80의 데미지 차이를 벌렸다. 일반 공격 1~2회의 데미지다.

2위는 간발의 차로 NIP의 XLB(376)이 이름을 올렸으며, 3위는 TT의 베이촨(373.4)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XLB는 섀도우와 로테이션으로 출전하며 상대적으로 경기 수가 적었던 점에서 수혜를 입었다.

간발의 차로 3위를 놓친 선수는 EDG 지에지에(373.35)였다.

사진=탑 이스포츠(TES) 공식 웨이보

- 개입력

경기 초중반 라인에 얼마나 잘 개입하는지도 정글러의 핵심 능력 중 하나다. 

라이너 평균 킬 관여율과 정글러의 킬 관여율 차이를 구한 개입력에서는 RA 레얀과 TES 티안이 공동 1위(+10%p)에 올랐다. 라이너보다 10% 더 높은 킬 관여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한 셈이다.

3위는 LGD 메테오였다. 메테오는 +8.75%p의 차이를 기록하며 사실상 신인인 상체 선수들을 이끌었다.

전설의 'Q 포킹 그레이브즈' 등을 선보였던 BLG에서 다소 고전했던 점을 생각하면 의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4위는 UP 닝(+8.5%p)이었으며, 5위 카나비는 베이촨과 함께 +7%p를 기록했다.

라인전에서 솔로킬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대치 상황에서 원거리 딜러가 슈퍼플레이를 펼치는 등 카나비의 팀 JDG가 약팀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지표라고 볼 수 있는 성과였다.

여담으로, 유일하게 음수 개입률을 기록한 선수는 FPX의 해커(-0.6%p)였다.

- 종합(7개 지표 600점)

당연하지만 카나비가 최강자에 올랐다. 무려 600점 만점에 552점.

그를 제외하고 500점대의 선수는 당연히 없었으며. 2위와는 83점차였다. 룰러가 6개 지표 500점에서 70점을 벌린 것만큼의 압도적인 차이였다.

카나비는 DPM 1위, 파밍 1위, 골드차 1위로 3관왕(300)에 올랐다. 이어 와드설치(33)-시야제거(43)-KDA(90)-개입(86)등 다소 어려울 수 밖에 없었던 시야지표를 제외하고 모두 80점 이상을 받아들었다.

카나비의 다음 순위는 '공동 2위'로 결정됐다. 역대 지표에서 단 한번도 이와 같은 상황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특이한 상황이었다. 

공동 2위 중 한 명은 TES 티안이었다. 티안은 라인개입력 1위(100)를 비롯해 파밍(76)-와드설치(40)-시야제거(43)-골드차이(68)-KDA(67)-DPM(74) 등의 지표를 기록했다. 종합 468점.

나머지 한 명은 LNG 타잔이었다. 타잔은 KDA 1위(100)를 비롯해 파밍(66)-와드설치(47)-시야제거(43)-골드차이(53)-DPM(79)-라인개입(80) 등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4위는 EDG 지에지에(446), 5위는 TT 베이촨(429)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준우승자 슌은 426점으로 7위를 기록했다.

다만 카나비는 불리한 순간을 뒤집는 과감한 판단력과 슈퍼플레이, 그리고 조합의 상식을 뒤엎는 동선 및 전장 선택 등 계량화할 수 없는 플레이로 JDG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표로 보이는 것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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