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온라인에 올린 내 ‘흑역사’... 정부가 대신 지워준다

대학생 김모(20)씨는 요즘 고등학교 다닐 때 소셜미디어에 올린 자기 사진 때문에 전전긍긍한다. 개인적인 ‘흑역사’를 친구들이 볼까봐 걱정이지만 소셜미디어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손 쓸 방법이 없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 위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앞으로는 김씨 같은 걱정을 덜 방법이 생긴다. 정부가 대신 온라인에 올린 사진이나 동영상 등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가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4일부터 이러한 내용의 ‘아동·청소년 디지털 잊힐권리 시범사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만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때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에 대해 ‘개인정보 포털(privacy.go.kr)’에 ‘접근배제’ 요청을 하면 정부가 대신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가려주는 서비스다.

지금도 소셜미디어 업체에 자신의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지워달라고 요청할 수는 있지만 방법이 까다롭고 업체들도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보통 아동·청소년 때 올린 게시물은 소셜미디어를 탈퇴했거나 계정 정보를 잊어버린 경우가 많아 지우고 싶어도 지우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며 “이를 정부가 대신 삭제해주는 서비스”라고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4일부터 시작한 ‘아동·청소년 디지털 잊힐권리 시범사업’ 서비스의 주요 내용.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다만 신청자는 만 24세 이하여야 하고 삭제를 희망하는 게시물의 주소와 자기가 올린 게시물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 신청해야 한다.

개인정보위는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는 제3자의 게시물에 대해서도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삭제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법’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정보위는 작년 7월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