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비싼 이유 있었네…업체 45곳 담합에 6만원 더 주고 샀다

심재현 기자 2023. 4. 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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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역 교복 대리점 업주들이 중·고등학교 교복 공동구매 입찰에서 수년 동안 조직적으로 담합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2021년부터 올해 초까지 광주 소재 중·고등학교 147곳이 289차례 발주한 161억원 규모의 교복 구매 입찰에서 낙찰자와 입찰 금액을 사전에 담합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에서는 중학교 92개·고등학교 68개교 대부분이 교복 기초 금액(31만∼35만원) 기준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교복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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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광주지검


광주 지역 교복 대리점 업주들이 중·고등학교 교복 공동구매 입찰에서 수년 동안 조직적으로 담합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매년 1인당 6만원 이상 비싸게 교복을 구매했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최순호)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입찰방해 혐의로 A씨63) 등 교복 납품·판매업체 45곳의 대리점 업주 3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부터 올해 초까지 광주 소재 중·고등학교 147곳이 289차례 발주한 161억원 규모의 교복 구매 입찰에서 낙찰자와 입찰 금액을 사전에 담합한 혐의로 기소됐다.

업주들은 사전에 각자 낙찰받을 학교를 배분한 뒤 해당 학교에서 공고가 올라오면 들러리 업체와 함께 투찰가를 공유해 입찰했다. 낙찰업체는 들러리업체보다 1000원 등 근소 차이의 투찰가를 제시해 낙찰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담합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에는 입찰 포기를 종용했다.

검찰은 지역 세무서에 등록된 단체복 납품업체 59곳 중 최근 3년 동안 중·고교 교복 입찰에 참가한 곳이 45개로 모두 담합 행위를 한 것으로 본다.

또 이들의 담합 행위로 교복 가격이 평균 23만7000원에서 29만6000원으로 올라 학생들이 매해 인당 약 6만원씩 더 비싸게 교복을 구매한 것으로 추산했다.

검찰 수사 전 3년 동안 투찰률은 평균 96.9%가 넘었고 투찰가도 높았지만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에는 평균 투찰률이 79%를 떨어졌고 교복 가격도 내려갔다.

구매 교복 입찰제도(교복 공동구매)는 중·고등학교가 각각 입찰을 통해 교복 공급 사업자를 정하는 제도로 정부가 학생·학부모의 교복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했다.

광주에서는 중학교 92개·고등학교 68개교 대부분이 교복 기초 금액(31만∼35만원) 기준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교복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검찰은 2017년부터 담합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검찰은 광주 이외 지역에서도 업체 간 투찰금액 차이가 근소하고 투찰률 96% 이상으로 낙찰된 사례가 다수 발견돼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범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이영남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협력해 민생 부담을 가중하는 각종 입찰 담합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지난 2월8일 광주 북구 우산동 새마을부녀회 사무실 내 상설교복나눔장터에서 신학기를 앞두고 학부모와 학생이 교복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북구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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