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 보궐선거 5곳 중 4곳 승리, "기시다에 힘 실어줬다"
아베 조카, 아베 후계 후보 당선
기시다 중간평가 합격점, 국정운영 주도권 유지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5개 지역 보궐선거 가운데 4곳에서 승리했다. 여당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향한 폭발물 투척 사건이 발생한 지역에서만 유일하게 야당에 패했다. 여당의 승리로 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기시다 총리는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유지하게 됐다.
24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전날 중의원 지바 5구, 와카야마 1구, 야마구치 2·4구, 참의원 오이타 선거구 등 총 5곳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이 중 자민당은 와카야마 1구를 제외한 4곳에서 의석을 확보했다. 이는 자민당이 목표한 기존 확보 의석인 3석 이상보다 1석 더 많은 성취다.
중의원 야마구치 2구와 4구는 모두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연관 있는 후보가 당선됐다. 아베 전 총리 사망으로 공석이 된 야마구치 4구에서는 자민당의 요시다 신지 전 시모노세키 시의원이 선출됐다. 아베 전 총리의 조카인 자민당의 기시 노부치요 후보는 야마구치 2구에서 승리했다. 자민당 의원이 정치자금 문제로 불명예 퇴진한 중의원 지바 5구에서도 역시 정치 신인인 자민당 에리 알피야 후보가, 참의원 오이타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시라사카 아키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다만 지난 15일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후보 지원 연설 직전에 폭발물 투척 사건이 터진 지역인 와카야마 1구에서는 유일하게 야당 후보가 선출됐다.
전직 시의원 출신인 일본유신회의 하야시 유미 후보는 기시다 총리가 지원 유세에 나선 자민당의 가도 히로후미 전 중의원 의원에게 승리했다. 일본유신회는 지난 9일 치러진 통일지방선거 전반부에서 오사카 지사·시장, 나라현 지사를 배출한 데 이어 와카야마 보궐선거에서도 당선자를 내면서 간사이 지역에서 세력을 확대했다.
일본에는 올해 대형 선거가 없는 가운데 이번 선거가 2021년 10월 출범한 기시다 내각의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총리의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는 2024년 9월까지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취재진에 "여당이 중요한 정책 과제로 제시한 것을 확실히 완수하라는 격려를 받았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정치를 강력하게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이번 선거가) 기시다 정권의 중간평가라고 한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국민으로부터 받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승리로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인 총리가 중의원 해산·선거 전권을 가진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와 관련,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기시다 총리는 "중요한 정책을 하나씩 추진해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지금은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내년 9월에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기시다 총리가 장기 집권을 위해 중의원 해산 시기를 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교도통신은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고전한 선거구도 있지만 정권의 구심력을 유지하게 됐다"며 "자민당에서는 '4승 1패'를 승리로 보면서 중의원 해산론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내달 19∼21일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종료되면 기시다 총리가 정기국회가 끝나는 6월 21일 이전에 중의원을 조기 해산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있다.
마이니치는 "자민당 내부에는 보궐선거 승패와 해산 시기의 판단을 연동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며 "중의원 해산을 둘러싼 총리의 판단에 여당과 야당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같은 날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시구초손(市區町村)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통일지방선거 후반부도 치러졌다. 앞서 지난 9일 광역지방자치단체 지사와 지방의원 등을 선출한 통일지방선거 전반부에선 홋카이도와 오이타현 지사 선거에서 모두 여당 추천 후보가 이겼다. 자민당이 41개 광역지자체 지방의원 총 2260석 중 과반인 1153석을 획득, 여당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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