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밀착 군사행보 필리핀…다급한 中 "중립적 자세 취하라" 경고

박재하 기자 2023. 4. 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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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 중인 필리핀 견제에 나선 가운데 중국 관영지가 "필리핀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며 중립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2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전날(23일) 사설을 통해 "필리핀은 진정성 있고 의미있는 독립 외교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며 "미국에 종속되는 '식민지적 사고방식'(colonial mentality)에서 벗어나 미국의 대(對)중정책에서 졸로 이용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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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美, 중국 견제 대규모 군사훈련…다급해진 中
"필리핀은 미국의 속국 아니다…중립 외교 보여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23일 (현지시간) 마닐라 대통령 궁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중국이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 중인 필리핀 견제에 나선 가운데 중국 관영지가 "필리핀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며 중립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2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전날(23일) 사설을 통해 "필리핀은 진정성 있고 의미있는 독립 외교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며 "미국에 종속되는 '식민지적 사고방식'(colonial mentality)에서 벗어나 미국의 대(對)중정책에서 졸로 이용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 중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미국 식민지였던 필리핀은 독립 이후 1951년 미국과 군사동맹 조약을 체결하며 오랫동안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필리핀은 지난 11일부터 1만7600명이 넘는 병력이 참가하는 미국과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Balikatan)을 진행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견제하는 것이 이번 훈련의 목적이다.

이에 중국은 친강 외교부장을 필리핀에 급파해 필리핀 달래기에 나섰다. 친 부장은 지난 22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예방해 "(남중국해를 둘러싼) 대립에 대해 보다 많은 연락망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앞서 필리핀과 미국이 맺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의 철회를 촉구했다. 매체는 "EDCA 확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갈등과 군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며 "EDCA로 확보된 기지는 동아시아와 아세안, 인도·태평양 지역의 분쟁을 촉발하는 불길로 타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11일(현지시간) 필리핀 퀘존의 군사 본부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의 ‘발리카탄’ 합동 군사훈련의 개막식서 미국과 필리핀 장병이 경례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DCA는 2014년 필리핀이 자국 내 공군기지 4곳과 육군기지 1곳에 미군 배치를 허용한 협정이다. 지난 2월2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필리핀을 직접 방문해 군사기지 4곳에 대한 사용 권한을 추가로 확보한 바 있다.

확대된 EDCA에 따라 미군은 대만에서 불과 400㎞ 떨어진 최북단 카가얀과 남중국해 최전선 팔라완 지역 등에 있는 군사기지를 추가로 확보했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이곳들이 미군 함정이나 전투기 연료 보급로로 이용될 수 있어 중국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어 글로벌타임스는 "필리핀은 '하나의 중국' 정책과 관련해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을 피해야 한다"며 "절제하지 않으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대적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끔찍한 모험과 비극을 초래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르코스 대통령은 오는 5월1일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회담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그는 중국에 친화적이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달리 오랜 동맹 미국과 다시 밀착하는 외교를 펼치고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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