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등급 살펴봐야” 키움 안우진, 타구 데이터까지 확인하는 제구력 맹신론자

장은상 기자 2023. 4. 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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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봐야 알 수 있긴 해요."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안우진(24)은 최근 KBO리그의 '제구력 전도사'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안우진은 "데이터를 보면 설명이 더 쉽다. 우리 팀에선 투수에게 상대 타자의 타구 질을 A, B, C등급으로 나눠 보여준다. A에 가까울수록 탄도 및 타구 속도가 좋다는 뜻인데, 제구가 잘 돼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른 공은 맞더라도 웬만해선 A등급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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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 스포츠동아DB
“경험해봐야 알 수 있긴 해요.”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안우진(24)은 최근 KBO리그의 ‘제구력 전도사’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24일 현재 올 시즌 그의 직구 평균구속은 야구통계전문 스탯티즈 기준으로 154.6㎞다. KBO리그 모든 투수들 가운데 단연 압도적 1위다. 이처럼 최고의 강속구를 지니고 있음에도 그는 왜 ‘구속보다는 제구력’이란 말을 계속 외치는 것일까.

2023시즌 초반 KBO리그에는 ‘강속구 열풍’이 불고 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20)가 KBO리그 국내투수 최초로 시속 160㎞를 돌파한 데 이어 팀 후배인 김서현(19)까지 그에 근접하는 강속구를 등판 때마다 뿌리고 있다.

원조 ‘파이어볼러’인 안우진은 이들과 줄곧 비교되며 매번 자동으로 소환되고 있다. 안우진 역시 시속 160㎞에 가까운 직구를 꾸준히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등판 때마다 구속이 나오는 전광판으로 눈길이 쏠리는 것은 현장 관람에 나선 야구팬들의 큰 볼거리 중 하나다.

그러나 안우진은 구속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제구력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특급 유망주에서 프로 최고 투수가 되기까지, 그의 도약을 가장 크게 이끈 것은 제구력이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고등학교 때는 150㎞가 넘는 직구를 던지면 거의 모든 타자들이 헛스윙을 한다. 거기에 변화구 하나만 적절히 섞으면 프로 지명까지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먼저 운을 띄웠다. 이어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아무리 빠른 볼을 던져도 프로에 있는 선배들은 분명 그 공을 친다. 누구보다 절실히 내가 겪었기에 잘 안다. 나도 포수 미트만 보며 가운데로만 공을 던지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빠른 공만 믿어서는 결코 프로에서 생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우진은 “데이터를 보면 설명이 더 쉽다. 우리 팀에선 투수에게 상대 타자의 타구 질을 A, B, C등급으로 나눠 보여준다. A에 가까울수록 탄도 및 타구 속도가 좋다는 뜻인데, 제구가 잘 돼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른 공은 맞더라도 웬만해선 A등급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B, C등급 판정을 받은 타구는 범타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다. 하지만 공이 가운데 몰릴수록 A등급 타구가 자주 나온다. 이는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마찬가지다. 결국 좋은 제구력으로 코너워크를 잘해야 타자를 이겨낼 수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안우진은 “프로에 처음 와서는 체감이 잘 안 된다. 나도 분명 그랬다. 결국 자기 자신이 겪어봐야만 알 수 있다. 그래서 더 강하게 말해주고 싶다. 구속에만 빠져선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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