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투구에서 바이킹 헬멧까지... 요즘 메이저리그 홈런 세레머니
미 메이저리그(MLB)는 홈런 세레머니도 유희의 대상이다. 야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홈런이 나올 때마다 올해부턴 각 팀들이 저마다의 이색적인 방법으로 타자들을 축하하고 있다. 마치 축제의 장을 방불케 한다.
일본 출신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가 있는 LA에인절스부터 보자. 그들은 요즘 사무라이 전사 투구에 맛이 들렸다. 약 2주 전쯤 구매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오타니 영향이다. 예전에 LA에인절스는 ‘카우보이(cowboy)’ 모자를 돌리곤 했다.
또다른 일본인 메이저리거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요시다 마사타카(30)가 괴력을 과시할 땐 아령이 주어진다. 그의 별명이 ‘마초 맨(macho man)’이라 그렇다고 한다. 그동안 부진하던 요시다는 2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2개의 홈런을 때리면서 부활 전조를 알렸다.
캔사스시티 로열스는 고대 검투사들이 쓰는 투구를 돌린다. 영화 ‘글래디에이터(Gladiator)’에서 영감을 받아 일부러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검투사들의 검이 현재 부러져 있는 듯 하다. 로열스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5승17패·승률 0.227)에 머무르고 있다.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 지역 주민들에게 치즈 모자(cheesehead)는 이미 1987년부터 익숙한 상징이다. 랄프 브루노라는 한 팬이 우연히 소파를 수리하다 치즈 모양 조형물을 만들어 선보였다고 한다. 인근 미식축구팀 그린베이 팩커스 경기 때 가끔 이를 착용한 채 등장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 ‘치즈 헤드’라는 용어도 팩커스 팬들을 비하하는 용어였지만, 팩커스의 열혈 팬이기도 했던 브루노가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기로 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브루어스 팬들에게 이 치즈 모자는 새로운 게 아닌 셈이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포세이돈의 삼지창(trident), 피츠버그 파이리츠는 검,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호머 호스(homer hose)’라 부르는 홈런 호스가 그들만의 의식이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챙모자와 함께 마치 ‘힙합 전사’라도 된 듯 말린스 로고가 새겨진 체인 목걸이(chain necklace)를 통해 자축을 하고, 신시내티 레즈는 바이킹 헬맷을 쓰며 위엄을 뽐낸다.
승패를 떠나 야구를 즐기고, 동료의 홈런을 다 함께 축하해주는 이런 모습이야말로 스포츠의 매력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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