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머pick] "AIDS로 죽을래 입대해서 살래"…러시아판 '죄수의 딜레마'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인력이 부족한 러시아 정부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HIV 양성인 죄수들을 대거 입대시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효과적인 약을 끊는 방식으로 입대하게 한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즈는 이번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죄수의 20%가 HIV 보균자로 추산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힌 죄수 출신 러시아군의 증언을 소개했는데요, 10년 형을 받고 수감 중인 그에게 교도소 의사가 갑자기 기존 HIV 치료제 투약을 중단하더니, 이상한 약을 처방했다고 합니다.

두려움에 떨던 그는 결국 바그너그룹에 자원했고, 6개월 복무 대가로 사면과 효과적인 HIV 치료제 제공도 약속받았습니다.

2주 훈련만 받고 투입된 그는 첫날 전투에서 포로로 붙잡혔고, 동료들은 대부분 전사했습니다.

그는 뉴욕타임즈에 자신은 전쟁에 나가 빨리 죽거나, 교도소에서 에이즈로 천천히 죽는 두 가지 길이 있었고, 빨리 죽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군은 HIV 보균자에게 빨간색 고무 팔찌를 착용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치료 시 쉽게 눈에 띄게 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치료 과정에서 배제되는 차별의 표식으로 쓰이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 구성 : 김도균, 편집 : 이기은, 제작 : D콘텐츠기획부 )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