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대통령실 앞 1인 시위 제한, 표현의 자유 침해"

기사내용 요약
시위하려던 진정인 막은 경찰관 직무교육 권고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대통령 집무실 앞 1인 시위를 제한한 경찰의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24일 "서울경찰청 소속 경비대장에게 대통령 집무실 앞 1인 시위하려는 진정인을 이동 조치한 경비대 소속 경감 등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지난해 5월13일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피켓과 확성기를 가지고 택시에서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한 경찰관들이 A씨가 택시에서 내리는 것을 막고 택시에 동승해 대통령 집무실 정문에서 약 800m 떨어진 녹사평역까지 간 후 하차하게 했다.

이에 A씨는 경찰들이 1인 시위를 방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은 진정인이 평소 확성기를 이용해 인근을 소란스럽게 하고 차도로 뛰어드는 등 과격·위법 시위를 계속했던 위해 우려 대상자였다고 인권위에 답했다. 또 당시 대통령 차량 진입이 임박했던 점 등을 고려해 경호 목적상 진정인에 대한 이동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진정인의 1인 시위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이 적용되는 집회·시위는 아니지만, 소수자의 사회적·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권리행사의 한 방법으로 일반화되고 있어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로 보장돼야 하는 권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 측이 당시 대통령 차량 진입이 임박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등 1인 시위 제지가 경호 목적상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경찰관직무집행법상 경고 또는 제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 '눈앞에서 범죄행위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황'이라거나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 등에도 이 1인 시위가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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