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교복값 6만원 더 든 이유 있었네”…광주지검 광주 45개 업체 담합 31명 기소
광주 중·고등학교 교복 공동구매 입찰 과정에 참여한 45개 업체가 수년간 조직적으로 담합해 수십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복 납품가는 최저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정하는데 업체들은 들러리를 세워 투찰가를 고의로 높인 뒤, 금액 차이를 근소하게 해 낙찰을 받았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매년 1인당 6만원 이상 더 비싸게 교복을 구매했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24일 입찰방해와 독점 규제·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광주 교복 납품·판매 업체 45곳의 31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각 학교의 교복 입찰 공고가 게시되면 5개 구와 낙찰받을 학교를 권역별로 나눠 특정 학교들에만 번갈아 입찰했다. 사전 정보를 공유한 뒤 입찰가를 특정 금액대에 맞추거나 낙찰 예정자와 일명 들러리 업체를 미리 정해 투찰가를 정했다.
낙찰 업체는 들러리 업체보다 1000원 등 근소 차이의 투찰가를 제시해 낙찰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담합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에게는 입찰 포기를 종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광주 중·고등학교 161개교 중 147개교에서 총 289차례에 달하는 담합행위를 해 3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는 전체 교복 입찰이 이뤄진 387회 중 74.6%에 해당한다. 업체별 적게는 3차례, 많게는 39차례에 걸쳐 가담했다.
검찰은 교복 담합으로 인한 투표율이 3년 평균 96.9%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교복 가격은 평균 23만7000원에서 29만6000원으로 24.8%가 올라, 학생들이 매해 인당 약 6만원씩 더 비싸게 교복을 구매한 것으로 추산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 투찰가 차이가 근소하게 낙찰된 사례 등 담합 정황을 미뤄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범행이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구매 교복 입찰제도(교복 공동구매)는 중·고등학교가 각각 입찰을 통해 교복 공급 사업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학생·학부모의 교복 구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부터 시행됐다.
광주에서는 중학교 92개교, 고등학교 68개교 대부분이 교복 기초금액(31만∼35만원 사이) 기준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교복 납품업체 선정을 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정위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민생 부담을 가중하는 각종 입찰 담합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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