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0세 재일교포 출신 리드오프의 원대한 꿈…1G 2홈런? 놀랄 일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프로니까.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롯데는 예년의 롯데와 좀 다르다. 결과적으로 마운드가 다소 불안하지만, 타선이 마운드의 악재를 상쇄하며 중위권서 버텨내고 있다. 팀 타율 0.254로 6위지만, 득점권타율은 0.292로 3위다. 결국 21~23일 NC와의 창원 3연전을 스윕하면서 시즌 첫 4연승했다. 10승8패로 4위.
그런 롯데 타선의 돌격대장은 재일교포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안권수(30)다. 1~2경기를 제외하면 개막전부터 꾸준히 리드오프로 나간다. 두산 시절에는 백업이었는데, 롯데에선 코어 자원이다. 래리 서튼 감독은 안권수의 출루 능력, 빠른 발을 앞세운 수비와 주루 능력을 인정한 상태다.
18경기서 71타수 23안타 타율 0.324 2홈런 9타점 9득점 4도루 OPS 0.837. 득점권타율도 0.450으로 우수하다. 두산 시절에도 애버리지가 나쁜 편은 아니었는데, 롯데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좀 더 향상됐다.
테이블세터 안권수와 황성빈의 출루능력과 빠른 발이. 롯데의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게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발 빠른 타자가 많지 않았던 롯데 타선에서 시원스러운 모습이 자주 나온다. 이대호가 은퇴하면서 기동력을 강화하는 게 맞다.
그런 안권수는 22일 창원 NC전서 KBO 데뷔 첫 홈런과 두 번째 홈런을 장식했다. 일발장타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잘 맞추면 담장을 넘기는 능력도 있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래리 서튼 감독도 23일 경기를 앞두고 이 얘기가 나오자 놀랐다는 듯 웃었다.
안권수는 “일본 실업팀에서 뛸 때 한 경기서 두 개의 홈런을 쳤던 적이 있다. 고교 시절 알루미늄 배트로 칠 때 1~2번 정도 한 경기 2홈런을 쳤다. 나무배트로 한 경기 2홈런은 처음이다”라면서 “홈런을 친 뒤 또 홈런을 치려고 하지 않았다. 밸런스가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하던대로 하려고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홈런의 기쁨까지 숨기지는 못했다. 안권수는 “커브를 노리다가 직구에 걸려서 넘어간 것이었다. 팀에서도 내가 홈런을 못 친 걸 알고 있으니 좋은 얘기가 나올 것 같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 드디어 나왔다 싶었다”라고 했다.
안권수는 30세인데 병역을 해결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일단 올 시즌만 생각하고 뛰는 듯하다. 그는 “체력관리만 잘 하면 어느 정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루틴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했고, 많이 먹고 있다. 야구장에서 응원을 많이 듣는다. 응원가가 마음에 든다”라고 했다.
롯데의 31년 숙원, 한국시리즈 우승얘기를 꺼냈다. 안권수는 “프로는 이겨야 하니까,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뛴다. 그리고 우승을 생각한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롯데가 우승하려면 내가 활약해야 한다”라고 했다.
[안권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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