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양극재 공장 헝가리에 짓는 이유
유럽 물류 중심서 수주 확보 기대감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가 국내 양극재 기업으로 최초로 유럽 현지에 생산 공장을 구축하며 영역 확대에 나선다. 첫 해외 공장 위치는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헝가리다. 에코프로는 헝가리 공장에 가족사와 함께 진출, '에코프로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2025년 양산 목표…연산 10.8톤
에코프로는 헝가리 데브레첸 현지에서 지난 21일 '에코프로글로벌 헝가리 사업장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착공식에는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을 비롯해 씨야르토 피테르(SziiJarto Peter)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 홍규덕 주헝가리 대사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에코프로는 헝가리 현지 공장에 총 3827억원을 투자했다. 총 44만282㎡(약 13만3185평) 규모에 오는 2024년 준공, 2025년 양산을 목표한다. 헝가리 공장 구축이 완료되면 에코프로는 연산 10만8000톤(t) 규모의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보유한다. 이는 연간 전기차 135만대 가량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를 통해 에코프로는 한·중·일 배터리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하는 시장에서 해외 시장 수요 증가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30년 리튬이온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시장의 규모는 1476억달러(약 196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헝가리로 가는 이유
특히 국내 이차전지 양극재 소재 기업 중 유럽 현지에 생산 공장을 보유한 곳은 에코프로가 최초다. 에코프로는 이번 헝가리 현지 생산 공장 구축이 새로운 시장인 유럽 완성차 시장 수주 확보를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코트라 부다페스트무역관에 따르면 헝가리는 동서 유럽을 잇는 교역로로서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유럽 중앙에 위치해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등 7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지역적 이점이 크다.
때문에 현재 헝가리에 자리잡고 있는 배터리 기업도 여럿이다. 먼저 헝가리 북쪽에 위치한 괴드 지역에는 에코프로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의 유럽 생산기지가 있다. 또 북서쪽에 있는 코마롬에는 SK온의 1·2공장이 자리해있고, 이반차 지역에 3공장도 짓고 있다. 중국 CATL은 에코프로 공장이 들어서는 데브레첸에 73억4000만 유로(약 10조7400억원)를 투자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관련기사: 헝가리투자청장이 말하는 한국 배터리기업 위상은(2022년 9월19일)
완성차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헝가리 남부 케치케메트 지역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아우디는 서부 죄르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BMW는 20억유로(약 2조9300억원)를 투자,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배터리 조립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포항 에코시스템, 헝가리에 그대로 이식
에코프로 헝가리 공장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에이피 등 에코프로 내 양극재 사업 계열사가 함께 추진한다. 에코프로만의 이차전지 생태계인 '클로즈드 루프 에코시스템'을 헝가리 공장에도 구축하기 위해서다.
클로즈드 루프 에코시스템은 이차전지 양극 소재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공정을 집적한 배터리 밸류체인을 의미한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에코프로씨엔지에서 리튬과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추출해 양극재 주요 원재료인 전구체 및 수산화리튬을 제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이노베이션로 전달한다. 여기서 생산된 전구체와 수산화리튬 등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으로 옮겨져 양극재로 최종 생산된다. 이 과정에 필요한 고순도 산소·질소는 에코프로에이피에서 공급한다.
에코프로는 앞서 포항 영일만산업단지 내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에 세계 최초로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해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해외사업장에 이식해 제2, 제3의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이번 헝가리 사업장 착공식은 에코프로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포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K-배터리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기술개발과 생산공장 증설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