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초·중·고 교사 신규채용 최대 30%↓…교대 정원 감축도 추진
초·중·고 교사 1인당·학급당 학생수, OECD 평균보다 좋아져
인구감소지역 필수 규모 교사 배치…신도시 과밀학급 방지
초·중·고 정보교과 교원 배치 대폭 확대
정부가 저출산 현상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점을 반영해, 2027년까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사 신규 채용 규모를 지금보다 20~30% 정도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육대학과 사범대학 신입생 선발 정원 감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학령인구 감소에 비례해 교사 신규채용을 줄이는 것은 아니며, 디지털 교육 담당 교사를 늘리는 등 교육 여건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조정한다.
교육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2024~2027년) 초·중등 교과 교원 수급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0.78명,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을 기록한 가운데 나왔다.
◇출생아 수 30만명 깨진 2020년 태어난 아이, 2027년 초등학교 입학
합계출산율은 2015년에도 1.24명으로 초저출산(1.3명 미만) 상황이었지만, 이후 반등 없이 꾸준히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16년까지 40만명을 웃돌던 출생아 수는 2020년에는 30만명선도 깨졌고, 지난해에는 25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5년 사이에 10만9000명이 감소했다.
출생아 수가 처음 30만명을 밑돈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2027년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통계청이 2021년 작성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7년 공립 초·중등 학생 수는 2023년보다 약 56만명(13%) 감소하고, 2038년에는 초등학교 약 88만명(34%), 중·고등학교 약 86만명(4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에 대응해 교육부는 교사 신규채용을 순차적으로 줄인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데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2024·2025학년도 초등교사 신규채용은 2900~3200명으로, 지난해 말 시행한 2023학년도 신규채용(3561명)보다 10.1~18.6% 줄어든다. 2026·2027학년도 신규채용은 2600~2900명으로 최대 27.0% 감소한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경우 2024·2025학년도 신규채용은 4000~4500명으로 2023학년도(4898명)에 비해 8.1~18.3% 줄고, 2026·2027학년도는 3500~4000명 수준으로 최대 28.5% 줄어든다. 다만 교육부는 2020년 7월 발표한 교원수급계획에서 2024학년도 신규채용을 초등 3000명, 중등 4000명 내외로 추산한 점을 고려하면 소폭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번 계획으로 교육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등학교는 2027년까지 교사 1인당 학생 수(12.4명), 학급당 학생 수(15.9명)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20년 기준 각 14.4명·20.3명)보다 낮아진다. 중·고등학교도 교사 1인당 학생 수(2027년 12.3명)는 OECD 평균(2020년 13.6명)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학급당 학생 수(2027년 24.4명, 2020년 OECD 평균 22.6명)는 초등학교 학생 수 감소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치는 2028년 이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도시엔 학교·학급 신설에 필요한 교원 별도로 확보
교육부는 학생이 적은 농·산·어촌에는 아이들 학습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원을 배치한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지자체의 소규모 초등학교 1100곳이 대상이다. 반대로 신도시 등 인구가 유입되며 과밀 학급이 구성되는 등 교육 여건이 악화된 곳에는 학교·학급 신설에 필요한 교원을 별도로 확보한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초·중·고등학교에 정보교과 교원 배치를 대폭 확대한다. 2025년부터 확대되는 정보교과 수업이 잘 운영되도록 모든 중·고교에 1명 이상 정보교과 교원을 배치하고, 일정 규모 이상 초등학교에도 정보교과 전담교원을 두기로 했다.
또 모든 중·고등학교에 최소 1명의 정보교과 교원을 배치하고, 일정 규모 이상 초등학교에도 정보교과 전담 교원이 배치되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정보 교사(국공립)는 전체 중·고교 3800곳(직업계고 제외)에 2500명이 배치돼 있다.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1~2학년 학습지원 담당교원도 추가로 배치한다.
◇사대 정원, 이미 줄어드는 중…교대 정원 감축안 다음달 나올 듯
학령인구 감소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교대와 사대 정원 감축도 불가피해졌다. 초등교사 양성 기관인 교대·초등교육과 정원은 2012년 감소한 이후 2012~2015년 3848명, 2016~2023년 3847명으로 정원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현 정원이 유지된다면 2027년까지 교대·초등교육과 정원이 교원 신규 채용 규모보다 최대 1200명 이상 많아지게 된다. 지난해에는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률이 50%를 밑돌았을 정도로 이미 경쟁이 치열해졌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임용시험 합격자 전원이 학교에 배치를 받지 못할 정도로 임용 적체도 심각하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은 “교대총장협의회와 논의해 5월까지 교대 정원 조정안을 발표하려고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등 교원 양성기관인 사범대·사범계 학과·교직과정 등의 입학 정원은 2010년 4만3227명에서 2022년 1만9834명으로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사대 역시 계속해서 정원이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계획은 학령인구 감소에 선제적·효율적으로 대응하면서 교육정책 추진에 필요한 교원 수요를 처음으로 교원수급계획에 직접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 수 감소를 교육의 질 제고의 기회로 활용하여 역량 있는 인재를 양성해나가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선생님들이 수업 변화를 주도하고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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