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켜지는 '휴전 약속'…각국 포화 속 자국민 대피
[앵커]
군벌 간 무력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각국 정부의 자국민 대피 작전이 진행 중인데요.
휴전 약속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대피조차 하지 못하는 현지 주민과 아프리카 이주민들은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수단에서 피란민을 태우고 출발한 요르단 군용기가 암만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난 알 마잘리 / 요르단 외무부 대변인> "수단에서 대피한 요르단 국민 343명과 팔레스타인, 이라크, 시리아 등 많은 아랍의 형제들, 독일 시민 2명이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가장 먼저 자국민을 철수시킨 데 이어, 프랑스 등 각국 정부가 피란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수단 인근 지부티의 앰불리 공항에는 피란민을 태우려는 각국 항공기가 몰려들었습니다.
수단 군벌들은 이슬람 휴일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사흘간의 휴전에 합의했지만, 약속을 깨고 교전을 이어가면서 대피 작전을 어렵게 했습니다.
<벤 월리스 / 영국 국방장관> "16 공수여단, 공군, 해병대 등 1,200여명이 투입된 이번 작전은 위험하고 위태로웠습니다."
영국은 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이라며 외교관과 그 가족들을 먼저 철수시켰습니다.
정부가 나서 속속 대피하고 있는 외국인과는 달리, 현지 주민들은 물론 인근 아프리카 이주민들은 떠나지도 못한 채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출신 대학생> "우리가 가난한 나라에서 왔지만 그렇다고 무시당할 이유는 없습니다. 너무 고통스럽고,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울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정례 미사에서 하루빨리 폭력을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하면서 수단의 형제자매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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