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서 또 횡령 적발···조지아 파견 직원이 8억원대 빼돌려

임시로 회계 업무까지 맡게 되면서
일주일간 소액 반복 이체해 빼돌려
작년 이어 내부통제 안 지켜져 사달

한국수자원공사 대전 본사. 연합뉴스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이 조지아 현지 법인에서 8억여원을 횡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4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수공과 조지아 정부가 합작해 현지에 설립한 법인 ‘JSC넨스크라하이드로’에 파견돼 있던 30대 수공 직원 A씨가 조지아 현지 화폐로 160만라리(약 8억5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JSC넨스크라하이드로는 댐 건설 관련 행정절차와 보상 처리를 위한 현지법인으로, 수공은 2015년 조지아 북서부 산악지대 스와네티의 넨스크라강에 시설용량 280MW(메가와트) 규모 발전용 댐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수공은 댐 준공 후 36년간의 운영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초 이 업체에 파견된 A씨는 지난 1월9~16일 회사 계좌에서 돈을 빼돌렸다. 수공 관계자에 따르면 일정 금액 이상이 이체되면 은행에서 JSC넨스크라하이드로 통보가 가는데 A씨는 이를 넘어서지 않는 금액을 반복해서 빼돌렸다. A씨는 200만~250만원 정도를 반복해서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공에 따르면 A씨는 기존에 회계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그만두면서 임시로 회계업무까지 맡았다. A씨가 회사 계좌에서 돈을 찾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승인하는 역할뿐 아니라 경영진에 자금 현황을 보고하는 업무까지 자금 관련 업무를 혼자 도맡았다. 경영진은 A씨가 거짓으로 작성한 보고서만 살펴보고 계좌를 들여다보지는 않아 횡령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JSC넨스크라하이드로 측은 지난 1월17일 A씨가 별다른 말 없이 출근하지 않자 행방을 찾는 과정에서 횡령 사실을 발견했다. A씨는 이날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국제공항에서 출국 직전 현지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A씨는 횡령액을 갚겠다는 뜻을 밝혔고, JSC넨스크라하이드로는 그의 한국 내 자산을 가압류했다.

지난해에도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과 관련해 수공의 해당 사업단 회계·세무·금전 출납 담당자가 7년에 걸쳐 85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각됐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 사업단에서는 또 다른 직원이 법원 화해 결정문까지 위조해가면서 4년 동안 7억2000여만원을 횡령해 적발됐다.

수공 관계자는 “A씨는 현재 조지아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기소가 되면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횡령 사실이 최종 확인되면 A씨를 직위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