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수단 내전...“수단에 무기 공급 러에 숨통 틔워줄 것”

김나영 기자 2023. 4. 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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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 시각) 수단에서 대피한 요르단 사람들이 요르단 암만의 군 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AP 연합뉴스

군벌 간 내전이 9일째 이어지고 있는 수단에서 미국과 사우디에 이어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세계 각국이 자국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그러나 군벌 간 휴전이 사실상 깨지고, 내전이 격화되면서 각국의 철수작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는 이날 수단에서 ‘신속 대피 작전’에 돌입하며 100여명을 먼저 철수시켰다. 프랑스 외무부 관계자는 첫 비행기로 다양한 국적의 100명이 대피했으며, 이날 저녁 출발하는 두 번째 비행기로 100명이 추가로 인근 아프리카 국가인 지부티로 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수단에 체류 중이던 외교관과 가족들을 대피시켰으며, 독일은 요르단에 배치된 수송기를 이용해 수단 내 자국 외교관과 개발협력 활동가와 사업가 등 250명 구출 작전을 시작했다. 이 외에 캐나다, 요르단, 이집트, 튀르키예 등도 철수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한국도 국민 철수를 위해 군용기를 수단 인근 지부티에 대기시키고 있으며, 오만에 있던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을 수단 해상으로 급파시켰다.

그러나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이날까지 합의한 ‘이드 알피트르 휴전’ 기간에도 교전을 이어가면서 주민들의 대피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도 하르툼 상공에 전투기가 다시 등장했으며, 도시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곳곳에서 총격 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23일(현지 시각) 수단 수도 하르툼의 프랑스 공군기지에서 프랑스를 포함한 다양한 국적의 민간인들이 대피를 위해 수단 인근 지부티로 향하는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한편 격화되는 수단 내전이 수세에 몰린 러시아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군사안보전문매체 ADF는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보고서를 인용, 러시아가 중국을 제치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최고 무기 공급국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18~2022년 동안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의 점유율은 21%에서 26%로 올랐다. 반면 2013년 29%였던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18%로 떨어졌다. ADF는 “수단은 러시아 무기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인한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무기를 판매하거나 이들 국가의 천연 자원에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 수단 사태에 국제사회도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걸프 국가, 이집트 등 외부 세력들은 정부군 지도자인 부르한 장군 혹은 RSF 지도자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을 지지했다”며 세계적인 권력 투쟁 속에 수단이 내전으로 빠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사령관은 2019년 수단을 30년 간 통치한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를 함께 축출했다. 수단 국민들은 곧 민주화가 될 것이란 기대에 부풀었지만 민정 이양 과정에서 두 군벌 세력은 갈등을 겪었다. 결국 2021년 압델 파타 부르한 총장이 이끄는 군벌이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켰고, 동지에서 적이 된 정부군과 RSF가 권력 다툼을 벌이며 수단의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NYT는 “아무리 정치 개혁에 대한 조항을 많이 추가하더라도 평화 협정만으로 장기적인 평화가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수단의 사례에서 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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