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 디로 문열고 BTS 슈가로 닫은 'D-DAY' [뉴트랙 쿨리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슈가는 방탄소년단 멤버 중 유일하게 솔로 아티스트로서 활동할 때 다른 활동명을 쓰는 아티스트다. 그만큼 방탄소년단에서 보여주는 슈가의 음악과 솔로 아티스트 어거스트 디(Agust D)로서 보여주는 음악에는 차이가 있다. 지난 21일 공개된 어거스트 디의 솔로 앨범 'D-DAY'는 앞선 믹스테이프 'Agust D', 'D-2'와 함께 Agust D 트릴로지를 완성하는 앨범이다. '해방'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빠르고 방대한 정보가 넘처 흐르는 시대에 나와 지금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앨범 역시 어거스트 디의 다른 믹스테이프와 마찬가지로 방탄소년단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타이틀곡 '해금'은 국악기 '해금(奚琴)'과 '금지된 것을 푼다'라는 '해금(解禁)'이라는 중의적 표현을 활용한 곡이다. 지난 믹스테이프 타이틀곡 '대취타'에 이어 해금 사운드를 다시금 활용했다. 자유롭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제약과 제한에 얽매인 사람들에게 자유라는 화두를 던졌다. 믹스테이프를 통해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던 어거스트 디이지만, 공식 앨범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또 다른 의미다. 어거스트 디는 자신을 옥죄이던 것들에서 해방되며 진정한 '해금'의 모습을 보여줬다.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 역시 '해금'과 '자유'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슈가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실제로 흡연까지 하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에서는 "이 노랜 금지된 것을 푸는 것뿐이지 허나 자유와 방종의 차이쯤은 부디 구분하길"이라는 가사가 흘러나온다. 아이돌에게 금기되는 장면 중 하나인 흡연 장면을 넣었다는 것은 자신을 묶고 있던 족쇄를 깨는 슈가의 '해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사람의 목을 찔렀던 젓가락이 음식을 먹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보여주며 자유와 방종 사이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함께 던지고 있다.
어거스트 디는 늘 그렇듯 전곡의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을 맡아 작업 전반을 이끌었다. 붐뱁, 트랩은 물론 현재 가장 핫한 장르 중 하나인 드릴과 R&B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담아냈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히트 이후 보여준 노래가 팝적인 비중이 높았다면 어거스트 디의 음악은 좀 더 원초적인 장르 사운드에 집중했다. 곡의 주제 역시 과감하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D-DAY'부터 '해금', 'HUH' 등 초반부에 배치된 트랙은 어거스트 디 만의 거친 매력을 정제되지 않은 매력으로 표현했다.
그렇다고 모든 트랙이 강하게 흘러가는 건 아니다. 중반부에 배치된 'AMYGDALA', 'SDL' '사람 Pt.2', '극야'에서는 오히려 힘을 뺐다. 초반부에 배치된 트랙이 청각적 쾌감에 집중했다면 이후에 나오는 트랙들은 진솔한 가사에 초점을 맞췄다. 어거스트 디는 쉽게 꺼내기 힘든 자신의 트라우마, 오랜만에 꺼내보는 추억, 끊임없이 반복되는 타인과의 관계성 등 다양한 주제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냈다.
'Interlude : Dawn'은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꿔낸다. 'D-DAY'에서 시작해 '극야'로 이어지는 흐름이 어거스트 디의 하루를 의미했다면, 밤이 끝나고 떠오르는 여명(Dawn)과 함께하는 이후의 시간은 방탄소년단 슈의 시간이다.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Snooze', 방탄소년단의 'Life Goes On'을 떠올리게 하는 'Life Goes On'은 어거스트 디가 결국은 방탄소년단 슈가였음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어거스트 디로 시작한 'D-DAY'는 이렇게 방탄소년단 슈가로 연결되며 앨범의 문을 닫는다. "매번 망했다고 날 걱정하는 니 인생이 망한 걸 왜 몰라"라고 일침을 날리는 사람도 "추락이 두렵다면 기꺼이 받아줄게 그러니 나처럼 괴로워하지 말어"라고 위로를 건네는 사람도 같은 인물이다.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보였던 어거스트 디와 방탄소년단 슈가는 민윤기라는 교집합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던 것이다.
금제를 깨고 나온 어거스트 디와 방탄소년단 슈가 사이 어딘가에는 민윤기라는 사람이 존재한다. 어거스트 디와 방탄소년단 슈가 사이의 거리감은 때로는 벌어지고 때로는 좁혀지며 그 위치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어거스트 디와 슈가를 연결하는 민윤기라는 이음쇠가 다음에는 어떤 음악으로 구체화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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