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간첩이라던 전광훈…연락도 구걸도 안했다" 태영호, 김기현에 저자세 풀었다
"20일 최고위 불참 그 누구 때문 아냐…전대 때 全 연락조차 안해" 金 겨냥한 듯
金 "본인에 물으라" 침묵…윤리위 꾸렸지만 '위원장 코로나'로 1주 미뤄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4일 "저번(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는 그 누구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제 개인적 사유로 불참한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제가 최고위원회의에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당내 징계론을 일축했다.
이른바 '실언 프레임'을 초기에 불붙인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연루 논란과 단단히 선을 긋기도 했다. 사태를 방관한 김기현 당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쓰레기(Junk), 돈비리(Money), 성비리(Sex) 민주당'이라는 야당 비판(페이스북 글)은 '업무상 해프닝'이었고 역사문제에 대해선 소신대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역사 문제의 경우, 태 최고위원이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존 우익진영에서 남북 통일정부 수립론으로 선회한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고 발언한 것을 시사한다. 김 대표가 발언 자제령을 내려 20일 최고위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직접 부인한 셈이다.
특히 그는 탈북 고위급 출신으로서 "전광훈 목사가 저를 '간첩 같다'고 비난했음에도, 그리고 전당대회 기간 제 주변에서 전광훈 목사에게 '간첩 발언 그만하게 해달라고 연락 좀 해보라'고 한 제안도 저는 단칼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전대 기간 전 목사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조함으로써, 지난 22일 김기현 대표가 전대 당시 전 목사에게 '1차 경선 과반 통과를 위해 도와달라'는 취지로 도움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에 "도움을 요청한 사실은 있다"고 시인한 것과 대조됐다.
이때 김 대표는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로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다만 당시 전 목사가 '향후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시 본인의 동의를 받으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 그 즉시 요구를 거절했다"고 부연했다. 이후 관계가 단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태 최고위원은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당원들이 선택해줬기 때문이다. 지난 전대는 '여론조사 (지지율) 3%'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며 "앞으로도 저는 우리 위대한 당원들의 지지를 믿고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참에 전 목사에게 한마디 하겠다"며 "정말 우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위한다면 조용히 있어달라. 민주당과 이재명을 상대로 싸워야하는 우리 당에 해가 되는 행위를 그만 멈추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침묵했다가, 오전 중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 저출산 문제 해결 방안 대토론회를 찾은 뒤 기자들을 만나 질문을 받았다. 그는 태 최고위원의 '역사문제 소신발언' 언급에 관해 "구체적 내용이 없어서 뭔지 모르겠다"고만 했다.
태 최고위원의 '엄한 데 도움 구걸하지 않았다, 전 목사에 연락하지 않았다' 발언이 자신을 겨냥한 것이냔 질문에도 김 대표는 "전 목사는 우리 당 전당대회 영향을 미친 바 없고 미칠 입장이 아니다. 관계가 다 설명된 사람이라 더 이상 하는게 의미없다"며 "(의미는) 본인한테 물어봐야지"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황정근 위원장과 전주혜 부위원장을 포함한 총 9명의 당 중앙윤리위원 인선을 마쳤다. 당면한 실언 논란 징계개시 여부에 눈길이 쏠렸지만, 윤리위 가동은 다음주 쯤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전 목사를 둘러싸고 '꼬일대로 꼬인' 지도부 인사들 관계와 무관치 않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유상범 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을 만나 '윤리위 구성이 예고된 시점보다 늦어진 것 같다, 명단 조정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윤리위 구성에 관한 건 밝힐 수 없다"며 "황정근 윤리위원장이 코로나19에 감염돼 1주일 가량 활동할 수 없다. 그래서 본격적 윤리위 개최는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쯤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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