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굶거나 약 먹어 살 빼면 생리통 커진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단식 또는 끼니를 거르면서 체중조절을 하는 여성은 월경곤란증(생리통)을 겪을 위험이 1.4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4일 이런 내용이 담긴 연구결과를 대한의학회 국제 학술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4월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한국 여성의 생이주기별 건강인식조사 및 이슈발굴 조사(2016년)에 참여한 14~44세 청소년과 성인 가임기 여성 5829명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체중조절과 생리통의 상관관계를 파악했다.

월경곤란증은 가장 흔한 부인과 질환 중 하나로 심하면 어지럼증, 구토, 요통 등을 동반한다. 학업 및 근무 수행능력 저하, 외부 활동 제한 등을 불러와 여성의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사회적·개인적으로 여성들이 마른 체형에 대한 열망에 노출돼 있고 이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체중조절 행동과 월경곤란증의 연관성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 가운데 3887명(66.7%)이 경증 월경곤란증이 있었다. 중증 월경곤란증이 있는 여성은 1358명(23.3%), 월경곤란증이 없는 여성은 584명(10.0%)이었다. 통증평가척도상 10점 중 6점 이하는 경증, 7~10점은 중증이다.

부적절한 체중조절은 단식·끼니 거르기, 다이어트 약(한약 포함) 복용, 승인되지 않은 다이어트 보조제 섭취, 원푸드 다이어트 등 4가지 항목으로 조사됐다. 이 중 1가지 이상 부적절한 체중조절 방식을 쓴 여성은 22%였다. 이들은 부적저한 체중조절을 하지 않은 여성과 비교해 경증 월경곤란증 위험이 1.2배, 중증 월경곤란증 위험이 1.5배 높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단식 또는 끼니 거르기를 한 여성은 체중조절을 하지 않은 여성보다 중증 월경곤란증을 겪을 위험이 1.4배 높았다. 승인되지 않은 다이어트 보조제를 섭취한 여성은 1.6배 중증 월경곤란증 위험이 높았다.

또한 지난 1년간 체중변화가 3㎏ 이상인 경우, 주 5회 이상 외식이나 배달음식을 섭취해도 월경곤란증 위험이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여성의 생식건강 증진을 위한 기초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해당 연구결과가 인과관계를 명확히 할 수 없는 단면연구인 만큼 추후 인과성을 입증하기 위한 추적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부적절한 체중조절 행동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운동, 식단조절 등 건강한 방식으로 체중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