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김기현 체제 총선 전 붕괴, 그 다음 민주당도 바뀔 것”

구민주·김종일 기자 2023. 4. 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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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내대표 불출마’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尹 지지율 40% 넘기 힘들 것…국민들, 지지 완전 철회 단계”
“‘돈 봉투 의혹’에 대한 당의 초기 대처 매우 잘못”

(시사저널=구민주·김종일 기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21일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을 흔들고 있는 이른바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지도부의 초반 대처가 굉장히 잘못됐다"며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당이 균형 잡힌 길을 갈 수 있도록 말을 남길 사람이 필요하다"며 원내대표 후보 등록 직전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돈 봉투 의혹 직후 자체 진상조사단은 꾸리지 않고 검찰 수사 진행을 지켜보겠다고 한 건 도덕적 책임은 외면하고 법률적 책임에만 스스로 한정지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1년도 채 남지 않은 총선과 관련해 "우선 여당이 김기현 지도부 체제로 총선을 치르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먼저 파괴에 가깝게 변화하면 그 이후 민주당도 따라서 변화 요구에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국민들이 지지를 아예 철회하는 단계에 이른 것 같다"며 "지지율 45%는 불가능해 보이고 40%도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정치인의 책임은 세 가지로 나뉜다. 법률적 책임, 도덕적 책임, 그리고 정치적 책임이다. 과거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법률적 책임을 중하게 여겼다. 그런데 그것만으론 국민적 분노가 달래지지 않았고 점점 도덕적, 정치적 책임이 강조됐다. 송영길 전 대표는 '386 정치인'의 상징 중 한 명이다. 따라서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더 강하게 물어야 했다. 그런데 지도부는 의혹 초창기에 자체 진상조사단 꾸리지 않고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법률적 책임에만 스스로 한정지어버린 것이다. 이후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굉장히 잘못된 대처였다."

돈 봉투 의혹과 맞물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총선 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질서 있는 퇴진론도 제기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다. 이 말 속엔 자신의 거취 문제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믿고 싶다. 시점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나 아쉬운 건 지난 대선 당시 스스로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챙기고 가다보니 국민적 불신이 더 커진 것 아닌가 싶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또 다시 국회로 넘어오기 전, 이번엔 스스로 영장실질심사에 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이 대표가 그렇게 먼저 판단해주면 당 입장에선 고마운 일이다. 실제 100명 넘는 검사들이 1년 넘게 조사한 것 치고는 이 대표와 관련해 별 문제를 못 찾고 있지 않나. 혹여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지금 분위기로는 길어봤자 2~3년이면 재판이 끝날 듯 하다. 다음 대선 전에 나온다. 이 과정을 거쳐 무죄를 받고 나온다면 그야말로 영웅이 되는 것이다. 다음 대선은 무조건 이재명 대통령 아니겠나. 좀 더 길게 보고 정치를 풀어갔으면 한다."

이 대표가 물러난다면 그 시점은 언제라고 보나. 대안이 마땅치 않아 보이는데.

"1차적으로는 당내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 안 된다 싶으면 당 원로들까지로 확장해보면 된다. 일단 국민의힘이 김기현 지도부로 총선을 못 치를 것이다. 우리 당보다 먼저 지도부가 붕괴될 것이다. 그 시점은 국정감사까지 마친 후인 늦가을쯤으로 예상한다. 그때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변화의 모습 보이면 민주당도 자연히 현 체제를 유지해도 될까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붕괴를 강하게 예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국민의힘은 이른바 대통령 지지율과의 '동조현상'이 잘 없는 정당이었다. 이준석 대표 체제 때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여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을 앞서왔다. 이걸 동조화시킨 게 바로 김기현 체제다. 지도부가 친윤 일색이 되니 대통령 지지율과 완전 일치된 것이다. 그런데 현재로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45%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40%도 힘들어 보인다. 국민이 아예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국민의힘 지지율도 계속 민주당에 열세일 것이다. 따라서 머지않아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최근 꿈틀대는 제3신당의 영향력에 대해선 어떻게 내다보나.

"국민들을 지금 양당에 부글부글 끓고 있다. 민주당 지지도가 국민의힘을 이기고 있다 해도 무당층엔 지고 있지 않나. 다만 이 끓음이 제3당 성공으로 직결될 거란 보장은 없다. 최근 정치 지형에서 제3당의 시도가 모두 실패로 끝맺었다. 일시적으로 성공한 듯 했지만 최종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도 학습효과가 생겼다. 물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정당처럼 폭발적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아예 존재감 없이 끝나버릴 가능성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

외교통일위원회에 몸담고 있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논란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외교라는 게 주권국가로서 국민의 자존심을 어떻게 살릴까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순방만 다녀오면 이와 반대되는 일들을 벌여오는 탓에 지지율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한‧미‧일 삼각체제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우크라이나-러시아, 중국-대만 문제에 강경 발언만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이 무엇이 정말 국익을 위한 것인지 부디 미국 프레임에서 벗어나 폭 넓은 시각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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