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부패범죄' 단속…'재정비리' 사범 10명 중 6명
'국가 재정 부실 초래' 재정 비리 997명…전체 57.7%
4급 이상 고위직 48명 검거…"보조금 비리 상시 단속"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4대 부패범죄’ 사범이 2000명 가까이 적발됐다. 국민 혈세를 공적 목적이 아닌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한 재정 비리 사범은 10명 중 6명에 달했다. 경찰은 국민의 혈세를 ‘이권 카르텔’에 이용하는 보조금 비리에 대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상시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4대 부패범죄를 △공정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는 ‘금품수수’ △국가 재정 부실을 초래하는 ‘재정 비리’ △공적 권한을 남용하는 ‘권한 남용’ △각종 이권을 사고파는 ‘불법 알선·청탁’으로 규정하고, 작년 9월13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특별단속을 벌였다.
4대 부패범죄 중 재정 비리 사범이 997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57.7%)을 차지했다. 실제 울산청 울주경찰서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지출예산 업무를 담당하던 중 코인 투자를 위해 허위의 품위정보를 입력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방법으로 2억1200만원 상당을 횡령한 7급 공무원을 송치했다.
그다음으로는 △권한 남용 361명(20.9%) △금품수수 268명(15.5%) △부정 알선·청탁 101명(5.8%) 순이었다. 2021년 7월 합격 번복으로 한 공시생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부산교육청 지방공무원 채용비리’ 사건은 권한 남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교육청 공무원 면접시험에서 청탁을 받은 뒤 부정한 평정으로 특정 응시생을 합격시킨 면접관과 청탁 응시생의 합격 사실을 미리 알려준 전 교육감 등 6명을 검거했으며, 그중 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밖에 △권한 남용 사범 중 부당개입·지시 103명(6%) △금품수수 사범 중 공직자 등 금품수수 100명(5.8%) △권한 남용 사범 중 문서 위변조·공무 방해 98명(5.7%) △불법 알선·청탁 사범 중 알선 명목 금품수수 40명(2.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공직자 등 검거현황을 살펴보면, 공직자 총 355명 중 국가·지방공무원이 305명(구속7)으로 85.4%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중간관리자와 실무자로 분류되는 5급 이하 공무원이 276명(구속 7)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직급이 낮더라도 상당 기간 해당 분야에 재직하면서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상당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경찰 측은 분석했다.
경찰은 정치인·고위직 등의 사회적 지위·권력 관계를 이용한 부패범죄와 관련한 단속도 전개한 결과 △전(前) 지자체장 4명 △지방의원 15명 △4급 이상 공무원 29명을 검거하는 등 총 48명을 검거했다. 실제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산시의원 3명 등 총 5명으로부터 시의원 공천 대가로 1억5000만원을 수수하고 2억원을 요구한 박순자 전 국회의원을 구속 송치하고, 금품을 제공한 현직 안산시의원 등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시·도경찰청별 검거현황으로는 수도권을 담당하는 경기남부청에서 검거한 인원이 382명(구속7)으로 전체 검거 인원의 22.1%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울산 198명 △서울 177명(구속7) △경남 161명(구속3) △대구 132명 △전북 115명 △강원청 89명(구속2) 순이었다.
경찰청은 4대 부패범죄 특별단속 종료 후에도 부패범죄 근절을 위해 단속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보조금 비리에 대해 상시 단속을 전개해 국가 재정 부실을 초래하는 범죄에 대해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다. 또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법령 제·개정 및 제도개선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부패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경찰의 강력한 단속뿐만 아니라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련 비리에 대해 알게 되면 가까운 경찰관서에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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