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미국·세계·국민 설득 중요한 尹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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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해 우리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 지원법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우리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업체에 활로를 터줘야 한다.
미국과의 협상이 세계와의 대화와 만나는 대목인데, 러시아·중국과 관련해 미국 편에 확실히 서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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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해 우리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더구나 정전 70주년까지 겹쳐 더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 모든 외교회담이 그렇듯 정상회담엔 세 얼굴이 있다. 하나는 상대와의 대화이고 둘은 세계와의 대화, 셋은 국민과의 대화다. 서로 얽히고설켜 선후를 따질 수도 없고 모두 만족시킬 수도 없으며 어느 하나를 버릴 수도 없다. 미션 임파서블!
먼저 미국과의 대화는 협상이고,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다. 신무기를 보란 듯 쏴대며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안기겠다는 김정은 정권을 마주한 우리가 중국을 배제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치밀하게 추진하는 미국과 함께 앉아 우리 기업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 이게 윤석열 대통령에게 주어진 임무다.
우선 확장억제를 구체화하든, 나토식 핵 공유를 추진하든, 전술핵을 다시 도입하든 국민이 납득하고 안심할 만한 모든 걸 담아 북한의 도발을 잠재울 단호하고 분명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 5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대동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어깨 또한 무겁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 지원법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우리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업체에 활로를 터줘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게 있다면 미국도 바라는 게 있다. 미국과의 협상이 세계와의 대화와 만나는 대목인데, 러시아·중국과 관련해 미국 편에 확실히 서 달라는 것이다. 27일로 예정된 상하원 합동 연설에선 한미동맹의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한다고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초해 두 나라가 글로벌 사회의 도전을 공동으로 헤쳐나간다는 의지를 표명하겠다는 의미다. 이제 동맹은 경제 안보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대됐다. 우리가 쿼드 실무그룹에 참여해 신흥기술과 보건, 기후변화 분야에서 우리의 역할을 확보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윤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민간인에 대한 공격이 지속된다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고 대만해협에서 힘에 의한 현상유지 변경에 대한 반대 입장도 분명히 했다. 세계와의 대화 역시 협상이다. 2017년 11월,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치던 아베 신조 총리가 벙커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장면이 보도됐다. 도를 넘은 접대란 비난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국익을 위해 수고하는 총리에 대한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오모테나시’로 불리는 극진한 대접으로 쌓인 신뢰가 있었기에 올 1, 2월 일본이 러시아산 석유를 미국이 정한 가격 상한인 배럴당 60달러를 훨씬 넘긴 69.5달러에 사들일 수 있었던 건 아닐까. 미리 미국의 양해를 받았다고 한다. 미국과의 공고한 관계가 바탕이 돼야 러시아나 중국에서도 챙길 여지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정상회담은 우리 국민과의 대화다. 내용보다 누가 얘기했느냐로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확증편향의 양극화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다. 그래서 기미독립선언문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장진호전투기념비 연설도 거두절미하고 내용만 일러주면 친일과 친미로 해석한다. 이럴수록 국회와 야당, 언론과의 대화를 통해 이해의 폭과 공감대의 깊이를 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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