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에 부적정 수당 줬다고 ‘입학정원 5% 감축’은 가혹”

재판부, 대학 측에 승소 판결

교육부가 부적정 교직원 보수 지급에 대한 시정 조치를 3년여간 이행하지 않은 대학교에 입학 정원 축소 처분을 내리는 것은 가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신명희)는 A 학교법인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원 감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A 법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교육부의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봤지만, 위반 행위에 비해 교육부의 처분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이 사건 처분보다 낮은 정도의 제재 처분만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전주시 완산구 소재의 B 대학을 운영하는 A 법인은 2018년 12월 교육부의 회계감사에서 15건의 지적 사항 및 처분 요구 사항을 통보받았다. 교육부가 지적한 사항으로는 △법인회계 집행 부적정 △총장 등 보수 지급 부적정 등이 있었다. 교육부는 A 법인이 총장 등에게 잘못 지급한 회의비 및 상여수당 등을 회수하려고 했으나 A 법인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당시 A 법인은 총장의 채무부존재 소송 등으로 지적 사항에 대한 조치를 불가피하게 이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A 법인이 2020년 미이행한 부분을 제재점수로 산정해 B 대학의 2021학년도 총 입학 정원을 5% 감축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후 A 법인이 2021년 8월까지도 처분요구 사항 상당수를 이행하지 않자 교육부는 2022학년도 총 입학정원 5% 감축을 재차 지시했다. 이에 A 법인은 교육부의 처분은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