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에 SBS 앵커 "구설 보다 성과 취재했으면" 채널A "순방리스크"
방송사들, 미국 국빈방문 일방적 미화보다 우려 불안감
도감청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대만문제에 "논의할 것" "발표안할 것"
MBC JTBC 단신처리…YTN 연합뉴스TV 쟁점 언급 안해
정청래 "불안과 공포의 한 주 시작"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일부 방송사 앵커와 기자들이 미국 국빈방문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우려와 불안감을 언급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무기지원과 대만 개입 문제, 미국 CIA의 한국 외교안보라인 도감청 문제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룰 것인지 놓고 TV조선과 KBS는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바이든' 욕설 자막 논란을 빚은 MBC는 방미 사실만 간략히 전했고, JTBC도 단신 처리했다. YTN과 연합뉴스TV는 윤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로 논란이 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및 대만 문제 논의 여부 자체를 리포트에서 다루지 않았다.
정유미 SBS 앵커는 23일 저녁메인뉴스인 SBS <8뉴스> 클로징멘트에서 “내일(24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길에는 저희 SBS를 포함해 기자들도 동행을 한다”며 “논란이나 구설수보다는 성과를 취재할 것이 더 많은 일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혀 '뼈 있는' 조언을 했다.
채널A는 아예 윤 대통령의 순방리스크를 우려하고 나섰다. 이동은 채널A 기자는 같은 날 저녁 <뉴스A>의 스튜디오에 출연해 '여랑야랑-순방리스크'에서 “이번주 주제는 '순방' 리스크”라며 “윤 대통령, 그동안 순방만 갔다오면 지지율이 오르기는 커녕 떨어졌는데, 내일부터 5박 7일간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는 그 의미와 성과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지난 달 일본 방문 이후에도 지지율이 떨어진 것'과 관련해 “지난달 중순 일본을 다녀왔는데 야당은 퍼주기 외교를 했다고 비판했다. 순방 전후로 윤 대통령 지지율은 4%포인트 하락했다”며 “지난해 9월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때는 '바이든 날리면'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2주 만에 9%포인트나 떨어졌다”고 해석했다.
이 기자는 '출국을 앞두고 이슈가 많아서 윤 대통령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는 김윤수 앵커의 질의에 “미국 불법 감청 논란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 시사 등으로 여론이 민감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대만 문제, 도감청 문제가 어느 선까지 논의되고, 실제로 공동성명으로 발표될지를 놓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TV조선은 23일 <뉴스7> '내일부터 방미…한미참전용사에 훈장 수여'에서 “윤 대통령 인터뷰 발언으로 국내외 공방이 이어진,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가 변수”라며 “정상 간에 두 사안이 거론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메시지가 나오느냐에 귀가 쏠릴 수 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은 “한미정상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도 거론될 전망”이라며 “대통령실 관계자는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데 우크라이나와 대만을 뺄 수 없다'고 설명했는데 두 사안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전제로 한 원칙적인 입장이 한미공동성명에 담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논의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KBS는 <뉴스9> '내일 국빈 방문…정상회담 의제는?'에서 “도감청 의혹 파문이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은, 논의되겠지만 공개하지는 않을 거라는 게 한미 전문가들 전망”이라고 분석해 대조를 보였다.
이밖에 MBC와 JTBC는 윤석열 대통령이 12년 만의 미국 국빈방문 길에 나선다는 내용을 단신으로 처리했다. YTN은 <뉴스나이트>에서 '尹, 내일 국빈 방미...'가치·안보·기술' 동맹 키워드', '6번째 만나는 한미 정상...美 국빈방문 성과 전망은?'의 리포트 두 건을 내보냈고, 연합뉴스TV도 <뉴스리뷰>에서 '5박7일 국빈방미…미래동맹 청사진 제시'를 보도했으나 도감청, 우크라이나 지원, 대만 문제 개입 논란 등을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거나 공개할지에 대해서는 일절 다루지 않았다.
한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불안과 공포의 한주가 시작된다”며 “큰 일이 일어날까봐 큰 일이다. 물가에 내놓은 것처럼 불안하고 두렵기까지 하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잘 모르면 즉석에서 답변하지 말고 생각 좀 하면서 말하고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기 바란다”며 “바이든 날리면 욕설 외교로 또다시 구설에 오르는 일은 이제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두고 “도청의혹 파문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기업만 피해를 입는 불평등한 미국의 조치를 조금이라도 완화시키는 일에 집중하시기 바란다”며 “허울좋은 국빈방문이라는 형식에 취해 실리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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