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입법 속도… 여·야 구제방식 이견

與, LH가 사들여 공공장기임대
野, 보증금 보상한 뒤 공공매입

국민의힘이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입법에 돌입한다.

이번 특별법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 주택을 사들인 다음 세입자가 우선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해 전세보증금까지 돌려주는 ‘공공매입’ 방식을 강조하는 등 피해자 구제 방식을 두고 이견이 커 특별법 제정이 순탄치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임차주택을 낙찰받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주고 계속 살기를 원하면 장기 거주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피해자 주권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야당(민주당)에서도 책임 있는 자세로 협의에 나서달라”며 입법 공조를 촉구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전날(23일) 고위당정협의를 통해 전세로 살던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 피해 임차인에게 ‘우선매수권’을 주고 LH가 주택을 사들인 뒤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등의 전세사기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해 전세보증금 등을 변제해주는 방안은 포함하지 않을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피해자들에게 전세보증금 자체를 돌려주고, 들어간 공적 재원은 정부가 사기 피의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매입한 주택 등을 처분하는 ‘공공매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장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떼인 피해자에게 돈 빌려주니 집 사라는 건 온전한 대책이 아니다”라며 ‘선 구제’ 원칙을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소속 민생사기 근절 특별위원회(위원장 이정재)도 이날 출범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