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씨네마인드2' 박지선 교수 "영화 '마더' 속 살인 진범은 원빈"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교수가 영화 '마더'의 살인자는 배우 원빈이 연기한 캐릭터라고 분석했다.
23일 방송된 SBS '지선씨네마인드2'는 배우 진구와 함께 봉준호 감독의 '마더' 를 감상했다.
'마더'는 '지선씨네마인드'가 시작하고 분석 요청이 끊이지 않은 영화였다. 많은 이들이 박지선 교수가 보는 영화 '마더' 속 살인사건의 진범, 그리고 마더(김혜자 분)와 주변 인물 간의 모호한 관계에 대해 궁금해했던 바 있다. 이날 박지선 교수는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영화 속에 프로파일링 할 여지가 많다"고 말하며 시작부터 기대감을 안겼다.
'무비프로파일링 토크쇼'로서의 진가는 영화 초반, 둔기에 의해 사망한 피해자의 시신이 옥상 난간에서 발견된 살인사건을 분석하며 본격 발휘됐다. 먼저 사건 현장에 주목한 박지선 교수는 현장 곳곳에 남아있는 증거를 토대로 "살인 행위가 익숙한 범인이었다면 증거 인멸 시도가 훨씬 더 철저했을 것"이라며 초범에 의한 우발적 범행의 가능성을 짚었다.
이어 옥상 난간에 걸쳐져 있던 시신의 자세와 위치를 유심히 본 박지선 교수는 조작된 현장, '스테이징(Staging)'이라며 다른 곳에서 공격받고 쓰러진 피해자를 일부러 옥상 난간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봤다. 또한 시신을 사람들 눈에 띌 수 있게 전시하는 '바디 디스플레이(Body Display)'라는 행위라 설명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과시욕'을 가진 범죄자들에게 나타나는 특성이라 분석해 충격을 더했다.
그러나 '초범의 우발적 범행'과 '과시를 위한 범행'은 모순이기에 박지선 교수는 범인이 과시욕이 아닌 또 다른 이유로 시신을 전시했을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지선 교수조차 '이상하다'며 쉽게 이해 못 한 마더와 진태(진구 분)의 관계에도 궁금증이 쏠렸다. 가장 의아한 점으로 진태가 친구 도준(원빈 분)의 엄마인 마더에게 스스럼없이 반말하는 장면을 꼽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진구가 영화 개봉 14년 만에 입을 열어 관심을 모았다.
촬영 당시 마더와 진태의 관계에 대해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진구 본인은 '마더가 다른 곳에서 낳은 아들이 진태'일 것이라 해석했다고 답했다. 또한 촬영 당시 봉준호 감독은 '마더와 진태가 애인 관계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라고 원했고, 다양한 해석이 어우러져 '마더에게 격의 없이 대하는 진태' 캐릭터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진태가 자신을 범인으로 의심한 마더를 찾아가 욕설과 함께 따지는 장면에서의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는 대사도 원래는 "엄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였지만 진태의 캐릭터에 맞춰 현장에서 반말로 바뀐 거라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해당 장면의 촬영이 끝나고 김혜자가 '아무리 연기지만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니?'라고 말해, 뒤돌아 뿌듯하게 웃었던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영화 속 마더의 침술에 대한 분석은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였다. 마더가 도준에게 말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속병 나기 좋게 가슴에 꾹 맺힌 거 깨끗하게 풀어주는 침 자리"에 대해 한의사를 찾아가 사실 확인에 나선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나쁜 기억, 속병을 풀어주는 혈자리가 실재하냐는 질문에 한의사는 단호하게 "없다"고 대답해 제작진을 당황시켰을 뿐만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혈자리'라는 다소 아쉬운(?) 사실까지 확인시켰다. 덧붙여 약재상에서 일하고 있는 마더에 대해 어수룩한 아들을 홀로 키우는 환경 속에서 아들을 치료하고 싶은 마음, 주변 이웃에게 침을 놔주는 대신 아들에 대한 도움을 청하고 싶은 마음으로 약재상 일과 더불어 침술을 익혔을 거라는 분석이 더해져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가 개봉한 지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분분한 '진범' 여부에 대해서 박지선 교수는 단호히 '도준'이라고 답했다. 사건 현장에서 도준을 봤다고 전한 목격자가 오히려 범인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범한테 제일 유리한 전략은 사건에 대해서 더 이상 얘기를 안 하는 것"인데 목격자는 사건 당시의 일을 본인이 먼저 꺼냈다며 목격 진술을 분석했다. 또한 앞서 해결되지 못한 살인사건 현장의 모순점, 초범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일부러 시신을 전시한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언급했다. 둔기에 의한 살인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시신의 얼굴이 깨끗했던 점, 즉 여러 번 공격한 흔적이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당시 피해자가 살아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따라서 도준이 진범이라면 우발적 범행 후 자신의 범행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서 아직 살아있는 피해자를 누군가 빨리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에 시신이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의 가장 큰 주제인 '마더의 모성애'에 대해서도 박지선 교수는 냉철하게 들여다봤다. 아들이 진범일 수 있단 말에 결국 목격자를 살해하기에 이른 마더를 보며 MC 장도연은 "아들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른 모성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박지선 교수는 "모성애라기보다 살인"이라고 단호하게 구분하면서 "자기 자신을 전혀 돌보지 않고 아들에 대해서만큼 맹목적인 희생을 하는 게 아름다운 모성"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이라고 말해 쓸쓸함을 남겼다.
한편 K-좀비의 원조 격인 영화 '부산행'을 주호민 작가와 함께 분석할 '지선씨네마인드2'는 오는 30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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