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원도시 '도전장' 낸 세종시…일부서 평가기관 '과잉의전' 지적

평가기관 CIB 의장, 심판위원장 시청 방문 업무협약
유치원생, 공무원 등 200여명 청사 1층 입구서 환영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국제정원도시 지정'을 추진 중인 세종시가 평가기관 의장과 심판위원장을 초청해 업무협약을 하는 등 정원도시 박람회 개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초청을 두고 박람회 개최를 위해서라지만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4일 세종시에 따르면 CIB(Communities in Bloom) 수잔 엘리스 의장·로버트 아이비전 심판위원장이 이날 세종시청을 방문해 시와 국제정원도시와 관련한 업무협약을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경찰차의 호송을 받으며 보람동 세종시청 청사에 도착했다. 청사에는 공무원 200여명과 인근 어린이집 원생 10여명 등이 '시청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위원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청사 1층에 깔린 빨간 카펫을 걸어 입장한 이들은 세종대왕 마스코트와 유치원생으로부터 꽃다발과 환호, 박수를 받았다.

앞서 시청 운영지원과는 안내방송을 통해 "오늘 오전 10시20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평가기관 의장단의 시청 방문이 예정돼 있다"며 "부서 필수인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은 시청 로비로 나와 환영 분위기를 조성해주시기 바란다"고 방송했다.

이들은 23~25일까지 세종에 머물며 세종호수공원, 금강보행교,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초청비용은 비행기 비즈니스석 등 2000만~3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런 극진한 환대는 이 조직(CIB)으로부터 '국제정원도시 지정'을 받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CIB는 캐나다에 본부를 둔 정원도시 평가 비영리 국제조직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과 자긍심을 고취해 지역사회의 경제적 이익에 기여하고 녹지공간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이 조직은 오는 7월 실사를 거쳐 세종시를 국제정원도시 지정할 지를 결정한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2025 국제정원도시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비공식 환영행사를 두고 참석한 공무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한 간부 공무원은 "최민호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국제정원도시 지정이 중요하다"며 "위원장과 심사위원장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면 이 정도(환대)는 해야 하지 않냐"라고 말했다.

다른 MZ세대 공무원은 "공직에 입문하고 여러 주요 인사들이 시청을 찾았지만 이렇게 직원을 동원한 사례는 없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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