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숙인 카카오VX, 또 드러난 ‘카피캣’ 민낯
경쟁사에 대해 지난 2년간 최소 577차례 해킹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카카오VX가 결국 사과했다.
카카오VX는 22일 성명을 내고 스마트스코어에 공식 사과했다.
카카오VX는 이 날 성명문을 통해 “당사 직원의 관리자 페이지 무단 접속 이슈 등과 관련해 스마트스코어사에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관련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필요한 인사 조처를 취하겠다. 아울러 담당 임원의 관리 소홀 책임도 묻겠다”고 밝혔다.
카카오VX가 경쟁업체인 자신들을 의도적으로 해킹했다는 스마트스코어의 주장이 사실상 진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카카오 VX는 카카오의 골프 관련 사업을 하는 계열사로 골프장 부킹은 물론 이용자들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관리해주는 애플리케이션 등을 운영한다.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의 이 같은 서비스를 지난 2015년 시작해 시장 점유율 1위를 확보하고 있는 스타트업. 카카오VX의 해킹 의혹은 스마트스코어가 지난 10일 수원지방검찰청에 카카오VX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고 21일 밝히면서 알려졌다.
스마트스코어에 따르면 자사 회사 내부망 접속 IP를 살피다가 카카오VX 본사로 추정되는 IP 주소가 확인됐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카카오VX의 해킹 시도가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이 날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지난 202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내 소프트웨어 관리자 시스템에 2년간 총 801회 접속을 시도했고, 그중 577회 무단 침입에 성공했다”며 “IP 주소 4개가 반복적으로 수백 회 접속했다는 것은 실수로 접속한 것이 아니라 고의적인 해킹”이라고 강조했다.
이 번 카카오VX의 공식 사과로 앞서 스마트스코어로 부터 피소된 다른 소송 등에도 카카오VX는 힘을 잃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VX는 지난 2월에도 스마트스코어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를 그대로 베낀 뒤 이를 사업화했다는 내용으로 스마트스코어로부터 부정경쟁 행위, 공정거래법 위반 등 가처분 신청과 민사소송을 당했다.
앞서 카카오VX는 골프존이 제기한 특허권 침해 관련 소송에서도 패소한 바 있다.
지난 12일 특허법원은 골프존이 카카오VX와 SGM을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 금지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카카오VX 등이 골프존의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스크린골프) 장치에 관한 특허(비거리 조정 시뮬레이션 기술)를 침해한 것으로 보고, 총 19억2000만 원을 골프존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카카오VX가 잇따라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자회사 축소 압박을 받는 카카오가 스크린골프 사업을 계속 이어갈 지에도 관심이 몰린다. 2012년 설립한 카카오VX는 오랜 적자 끝에 2020년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하고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성장세와 유치한 투자의 규모로 보면 사업을 중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VX는 지난해 매출 1776억 원에 영업이익 163억 원을 기록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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