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즈-헥터와 다 뛰어본 레전드, 왜 이 선수에게 '그 느낌'이 난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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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 3.06의 성적은 특급을 의미하는 지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KIA 새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29)은 그런 평균자책점으로도 '에이스'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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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평균자책점 3.06의 성적은 특급을 의미하는 지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KIA 새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29)은 그런 평균자책점으로도 ‘에이스’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선수다. 로테이션을 지키며 나가고, 성실하게 던지고, 팀이 이길 수 있는 판을 만들어준다.
앤더슨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두 번째 승리(2패)를 거뒀다. 직전 등판인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다소 주춤했던 것(5이닝 4실점)에서 벗어나 다시 이닝이터의 면모로 돌아왔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펼쳤고, 결과와 투구 수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느 정도 잡아가며 7회까지 이를 수 있었다. 7회를 다 마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시즌 네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올라갔다. 5경기에서 4경기 퀄리티스타트다. 시즌 초반이라 몸 상태가 다 올라오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훌륭한 지표다.
세부 지표도 나쁘지 않다. 피안타율은 0.218,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3으로 안정감이 있다. 20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4개만 내줬다. 앞으로도 맞아서 무너질지언정, 스스로 무너지는 일은 많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지표다.
탈삼진 개수만 놓고 보면 압도적이라고 말하는 다소 어렵다. 앤더슨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5.6개 수준으로 그렇게 높은 건 아니다. 그러나 KIA 팬들은 압도적인 탈삼진 개수가 아니더라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어가며 에이스라는 호칭을 받은 외국인 투수들을 잘 기억하고 있다. 2009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아퀼리노 로페즈,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헥터 노에시다.
로페즈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6.1개였다. 삼진보다는 당시 KBO리그에서 보기 드물었던 싱커를 잘 던져 많은 땅볼을 유도하고 쉽게 쉽게 이닝을 가져갔다. 소화이닝이 무려 190⅓이닝으로, 당시는 128경기 체제였다. 헥터는 능구렁이 피칭이었다. 강약 조절이 워낙 좋았다. 헥터 또한 2016년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6.05개에 불과했지만, 206⅔이닝을 먹어치웠다. 에이스로 가는 길에 많은 탈삼진이 100% 필요 조건은 아니다.
로페즈, 헥터와 모두 선수 생활을 한 윤석민 ‘스포타임 베이스볼’ 위원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로페즈나 헥터와 같은 느낌은 난다. 빠른 템포와 공격적인 승부를 벌인다는 측면에서 그렇다”면서 “볼이 묵직해 보인다. 팔이 높은 건 아닌데 장점은 패스트볼이다. 요즘 안우진이나 문동주처럼 빠른 공은 아니지만 타자들이 느끼기에는 더 빠른 종속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패스트볼이 좋으니 슬라이더와 커브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장점을 짚었다.
이어 “실투가 나와도 쉽게 정타를 허용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구위가 좋다고 봐야 하는데 공격적인 승부 성향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 슬라이더는 횡으로도, 종으로도 잘 움직인다. 쉽게 공략할 선수는 아니다. 관건은 이 패스트볼 구위를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앤더슨도 삼진이 필요할 때는 강한 피칭과 슬라이더를 최대한 이용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구위를 이용해 최대한 맞혀 잡는 두 가지 피칭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시즌 전 팀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치를 알고 있다며 ‘200이닝’을 상징적인 목표로 세운 앤더슨이기도 하다. 현재 32⅓이닝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 소화다. 아프지 않고 구위를 유지한다면 180이닝을 넘어 그 이상도 가능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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