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 흐름 바꾼 KGC 풀 코트 프레스, 챔프전에서도? 김선형은 자신만만 “오히려 고마운 일” [KBL 파이널]
“오히려 고마운 일이다.”
안양 KGC와 서울 SK의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21-22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이은 2차 대전. 여러 관전 포인트가 있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가지를 꼽자면 바로 풀 코트 프레스다.
KGC는 지난 고양 캐롯과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강력한 풀 코트 프레스를 펼치며 시리즈 흐름을 바꿨다. 1차전 대승, 2차전 완패 이후 접전으로 흐른 3차전에서 이미 체력이 바닥난 이정현, 한호빈, 김진유 등 캐롯의 앞선을 크게 흔들었다. 4차전에선 3차전만큼 오랜 시간 활용할 수 없었지만 필요한 순간마다 선택, 효과를 보며 결국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뤘다.
사실 풀 코트 프레스는 강팀이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약한 팀에 사용할 때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수비 전술이다. 또 가용 인원이 많을 때 그 위력은 배가 된다. 물론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사용, 효과를 본 사례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 막판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자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KGC는 상대적으로 SK에 비해 전력 우위를 지니고 있다. 만약 풀 코트 프레스를 활용한다면 적극적인 로테이션을 통해 긴 시간 이어갈 수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잠깐 써야 할 정도로 체력 소모가 큰 수비 전술이지만 가용 인원이 많은 KGC이기에 남들보다 더 길게, 더 위력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KGC의 풀 코트 프레스를 지켜볼 수 있을까. 김상식 KGC 감독은 “일단 수비 전술의 큰 틀은 그대로 가져갈 생각이다. 변화를 주는 것보다는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상황에 따라 선택하고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풀 코트 프레스 역시 마찬가지다. 긴 시간 활용할 수는 없다. 필요한 순간에 잠깐 사용할 수 있다. 아예 배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선형은 “오히려 좋다. 꼭 풀 코트 프레스를 해줬으면 한다”고 자신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우리한테 풀 코트 프레스? 쓸 수 없을 것이다. 써준다면 고마운 일. (자밀)워니한테 드리블해서 넘어가라고 하면 된다”며 웃음 지었다.
SK가 이렇게 자신만만한 이유는 분명 있다. 그건 김선형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 풀 코트 프레스에 대한 언급만 되면 김선형은 엄청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그가 가장 상대하기 좋아하는 수비가 바로 풀 코트 프레스다.
실제로 김선형이 상대의 풀 코트 프레스에 고전한 사례도 거의 없다. 그는 이미 중앙대 시절부터 이 수비의 마스터였고 장단이 무엇인지 확실히 파악하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KGC의 풀 코트 프레스를 극복하고 결국 속공으로 연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다만 천하의 김선형조차 현재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많은 경기를 오랜 시간 뛰어왔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아닌 다른 선수들에게 볼 운반을 맡기기에는 박지훈, 배병준, 문성곤 등 터프한 디펜더들의 압박이 부담스럽다. 풀 코트 프레스가 꼭 성공하지 않더라도 김선형에게 체력적인 압박을 줄 수 있다면 KGC는 분명 효과를 얻는 셈이다. 결국 SK의 공격은 김선형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KGC는 풀 코트 프레스 활용에 대해 예고했고 SK는 오히려 좋다는 답을 전했다. 모든 패를 드러낸 상황에서 결국 피할 수 없는 승부를 치르게 된다. 과연 풀 코트 프레스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득과 실이 분명하게 갈리는 이 ‘악마의 수비 전술’에 따라 웃고 우는 자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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